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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알고도 개선 못한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09.08 06:47
수정 2026.09.0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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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서 안정형 비중 80% 상회

원리금 보장에 묶여 수익률 '저조'

금소법 영향으로 제도 보완 어려워

"손실 책임소재 명확화 선행돼야"

7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디폴트옵션 3년, 기금형 퇴직연금의 성공 조건'을 주제로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주최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도입 3년을 맞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과 관련해 성과와 보완점을 짚어보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조만간 발표될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안 등을 계기로 '퇴직연금 대격변기'가 본격화되는 만큼, 국민 노후소득 보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디폴트옵션에 대한 손질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기복 금융감독원 연금감독실장은 7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디폴트옵션 3년, 기금형 퇴직연금의 성공 조건'을 주제로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퇴직연금 시장이 대격변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발표될 기금형 퇴직연금 관련 정부안과 함께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에 대한 보완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해 둔 상품으로 적립금이 자동 투자되도록 하는 디폴트옵션에 대한 개선 방안이 주목된다.


디폴트옵션은 투자자 성향에 따라 안정형·안정투자형·중립투자형·적극투자형 등 4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투자형 상품들은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원리금 보장 중심의 안정형 상품은 디폴트옵션 도입 취지를 고려해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디폴트옵션 수익률은 지난해 말 3.7%에서 올해 6월 말 5.4%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안정형 수익률은 같은 기간 2.6%에서 2.4%로 되레 낮아졌다.


김 실장은 "디폴트 상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상품 경쟁력은 타깃데이트펀드(TDF) 상품에 못지않게 굉장히 좋다고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안정형이)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 구성돼있는 게 다소 아쉬운 측면"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디폴트옵션에서 안정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말(85.4%)은 물론, 증권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6월 말(82.5%)에도 80%를 웃돌았다.


김 실장은 "적극적 투자자는 실적 배당 상품 위주로 직접 운용을 한다"며 "디폴트옵션은 소극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좋은 상품을 제시하자는 취지인데, 원리금 보장 상품에 쏠려있고, 대기성 자금에도 방치돼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디폴트옵션이 도입 취지에 맞게 운용되려면 안정형 상품 구성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실장은 "취지대로 운용되게 상품 설계 및 재정비 방향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선택의 고민 없이 전문가가 운영하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에 자동 투자하는 설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을 고려하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본부장은 "우리나라 디폴트옵션이 사전에 특정 상품을 선택하는 '옵트인(Opt-in)'으로 설계된 것은 금융소비자보호 원칙과 연결돼 있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엄격한 책임을 적용하는데, (가입자 의사에 대한) 충분한 확인 없이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자동 편입하는 것은 법적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옵트인이란 사전에 당사자의 명시적 동의를 받아야만 허용되는 방식을, 옵트아웃이란 기본적으로 허용하되 당사자가 거부 의사를 밝힐 때만 중단하는 방식을 뜻한다.


남성욱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장은 "디폴트옵션 개편 필요성에 전반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국회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가 금융소비자보호 관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 제도를 입안한 만큼, 개편을 위해선 국회 논의에 따른 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본부장은 "옵트아웃(Opt-out) 방식이 발전하려면 금융소비자보호 규제와의 정합성을 확립하고, 손실 발생에 따른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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