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까지 가세…목동 재건축 대형사 ‘자리 선점’
입력 2026.09.07 17:27
수정 2026.09.07 17:29
출혈경쟁 피하고 유망 단지 조기 공략
글로벌 설계사 협업으로 조합원 대상 홍보전 나서
후발주자도 라운지 열고 수주전 준비
목동13단지 항공 사진.ⓒ삼성물산
서울 목동 재건축 수주전이 건설사 간 정면승부보다 ‘선점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출혈 경쟁 대신 유망 단지를 일찌감치 점찍고 글로벌 설계사와 손잡는 등 조합원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13단지 재건축 사업시행자 대신자산신탁이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단독 응찰했다. 현행법상 두 차례 경쟁입찰이 무산돼야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는 만큼 이번 입찰은 유찰됐다.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49층 아파트 3852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예정 공사비만 2조3763억원에 달한다. 앞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건설, DL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제일건설 등 5개 건설사가 참석했다.
목동13단지까지 단독입찰이 나오면서 이날까지 시공사 입찰을 진행한 목동 재건축 단지 모두 수의계약 수순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가장 먼저 시공사 입찰을 진행한 목동6단지는 지난 6월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또 목동10단지는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총회 결과에 따라 시공사에 선정될 전망이다. 목동12단지는 1차 입찰 결과 GS건설이 단독 응찰했다.
공사원가 상승으로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무리한 출혈 경쟁을 피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러 사업장에 동시에 뛰어들기보다 사업성이 검증된 단지를 일찌감치 점찍고 선제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식이다.
GS건설의 경우 목동12단지 재건축 수주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SNS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또 일부 건설사들은 연초부터 단지 앞 버스정류장과 내부 엘리베이터 등에 브랜드 광고를 게재하며 회사를 알렸다.
해외 유명 설계사와의 협업도 주요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랜드마크 설계 경험이 있는 업체와 일찌감치 손잡고 차별화된 설계안을 내세워 조합원 표심을 공략하는 식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은 각각 해외 설계사 SMDP, 모포시스, 겐슬러와 협업을 발표했다. 삼성물산과 SMDP는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현대건설도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을 비롯한 주요 사업에서 모포시스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랜드마크 단지를 설계한 회사와 협업 사실을 알리면 조합원들에게 상당한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국내 설계사들도 해외 유명 설계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주요 정비사업에 참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목동 재건축 단지들이 차례로 시공사 선정을 진행할 예정인 만큼 아직 목동에서 수주를 신고하지 못한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롯데건설과 IPARK현대산업개발은 이달 중 브랜드 라운지를 개관한다. 롯데건설은 목동7단지, IPARK현대산업개발은 목동11단지 인근에 라운지를 꾸미고 있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달 말 개관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 3월 서울 양천구 목동14단지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대우건설은 시공사 입찰이 진행 중인 목동8단지를 비롯해 11·14단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목동8단지 수주 결과를 지켜본 후 두 단지에 대한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목동 외 양천구 내 다른 정비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신월동 신월시영과 목4동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 등이다.
신월시영 재건축 수주를 위해 해외 조경·도시설계 그룹 STOSS와 협업하기로 했다. STOSS는 성동구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행당7구역 재개발) 공사에 참여했던 점을 고려하면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내세워 신월시영 재건축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목동11단지와 14단지는 다수 건설사가 수주를 노리는 만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목동11단지는 대우건설과 IPARK현대산업개발이 검토 중이고 목동14단지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현대건설이 목표로 삼은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