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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호황에도…실질임금 0.3%·소비는 뒷걸음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9.07 12:01
수정 2026.09.0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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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설비투자 24.9%↑·소매판매 0.8%↓

AI 관련 제조업 생산도 양호한 흐름

KDI “경기 개선, 가계소득에 파급 못 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계산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시스

인공지능(AI)·반도체 호황에도 소비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는 사이 상반기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률은 0.3%에 그쳤고, 7월 소매판매는 감소로 돌아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9월호에서 국내 경제가 AI 관련 투자와 밀접한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 개선이 가계 전반의 소득으로 충분히 파급되지 못해 소비 회복은 완만한 수준에 머물렀다는 진단도 내놨다.


7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보다 2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0.8% 감소했다. AI·반도체가 수출과 투자를 밀어 올려도 가계 구매력과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경기 회복의 온도차가 뚜렷해진 모습이다.


수출·투자 두 자릿수 증가…AI 관련 제조업도 호조


7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3.1% 증가했다. 증가폭은 6월 4.4%보다 낮아졌고 올해 2분기 평균 2.9%는 웃돌았다. 광공업생산은 높은 기저와 조업일수 감소의 영향 속에서도 3.6%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 증가율은 기저효과로 0.8%에 머물렀다. AI 인프라 투자와 연관성이 높은 기계장비 생산은 9.6%, 금속가공은 6.9%, 전기장비는 4.0% 증가했다. 반도체에서 시작된 AI 투자 수요가 관련 제조업 생산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게 KDI의 평가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는 66.0% 급증했고 전기·전자기기와 일반산업용기계 투자도 각각 11.0%, 12.1% 늘었다. 8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도 96.5% 증가해 관련 투자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나타냈다.


수출도 AI 관련 수요가 이끌었다. 8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68.7%,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72.5% 증가했다. 일평균 기준 반도체 수출은 216.1%, 컴퓨터는 431.2% 급증했다. 수출 증가폭이 수입을 크게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347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계산 후 거스름돈을 받고 있다. ⓒ뉴시
소매판매 감소 전환…실질임금은 0.3%


수출·투자와 달리 소비 회복 속도는 느렸다.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0.8% 감소해 6월 3.9% 증가에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내구재 판매가 4.1% 줄었고 승용차는 2.5%, 가전제품은 0.8%, 통신기기·컴퓨터는 14.2% 각각 감소했다.


승용차와 가전제품 판매에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와 주요 업체 판촉행사 종료의 영향이 반영됐다. 통신기기·컴퓨터 판매에는 지난해 통신사의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월별 변동을 줄인 6∼7월 평균 소매판매 증가율도 1.5%로 올해 1분기 평균 3.2%를 밑돌았다.


가계 구매력 회복도 제한적이었다. 상반기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률은 0.3%에 머물렀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6월 5.4%에서 7월 3.5%로 낮아졌으며 도소매업은 0.1% 증가, 숙박·음식점업은 1.0% 감소를 기록했다.


7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0만8000명 늘었다. KDI는 증가폭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0대 고용률은 59.1%로 전월과 같았고 실업률은 0.5%포인트 상승했다. 건설기성도 주거용 건축 부진으로 3.2% 감소했다.


KDI는 “경기 개선이 가계 전반의 소득으로 충분히 파급되지 못하면서 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모습”이라며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통상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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