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병보다 자폐 아들 걱정뿐…'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 별세
입력 2026.09.07 09:31
수정 2026.09.07 09:31
전경철 작가. tvN '유퀴즈온더블럭' 방송 영상 캡쳐.
중증 자폐 아들을 20여년간 홀로 키워오다 간암 말기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가 별세했다. 향년 63세.
정유진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는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26년 9월5일 오후 7:56 전경철 피터팬 아빠가 먼 길을 떠났다"며 "장례는 평소의 뜻에 따라 무빈소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장례는 빈소 없이 치러진다. 정 대표는 "현재는 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빈소는 별도로 설치되지 않았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정 씨의 게시글에는 추모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전 작가에게는 정신 연령이 2세인 27세 중증 자폐 아들 제원씨가 있다. 지난 2007년 중증 자폐성 장앤 진단을 받은 아들을 20여년간 홀로 키워왔다. 전 씨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진 건 지난해 4월 고인이 갑작스럽게 간암 말기 시한부 판정을 받으면서다.
그는 자폐 아들과 뇌경색을 앓는 어머니를 돌보던 중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치료하지 않을시 남은 시간이 6개월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사의 시한부 선고에도 그는 치료를 거부하고 1년 넘게 아들의 보금자리를 찾아 나섰다. 그는 전국 시설 1000여곳의 문을 두드리며 혼자 남겨진 아들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거처를 만들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전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내용으로 담아 '안녕 피터팬'이라는 에세이로 출간했다. 그는 정신 연령이 두 살에 멈춘 아들을 '피터팬'이라고 불렀는데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네버랜드' 속 피터팬의 모습과 닮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책 출간 이후 그는 '피터팬 아빠'로 불리기 시작했고 이후 MBC '실화탐사대'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사연이 다뤄지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 작가는 지난달 12일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아들의 보금자리를 찾았다고 알렸다. 그는 방송에서 아들을 향해 "아빠라는 존재를 잊고 행복하게 살라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완전히 잊히기는 원치 않는다"며 "따뜻하게 아들을 바라봐 주던 늙은 남자가 있었다 정도의 희미한 그리움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해 먹먹함을 자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