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시술 위험성 가족에만 설명…법원 "위자료 지급"
입력 2026.09.06 15:22
수정 2026.09.06 15:22
광주지법, 유족 4명에 각 363만원 배상 판결
의료진 시술·응급대응 과정 과실은 인정하지 않아
"사망과 설명의무 위반 인과관계 인정하기 부족"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심혈관 확장 시술의 필요성과 위험성 등을 환자 본인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보호자에게만 알린 병원에 대해 법원이 자기결정권 침해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3단독 김유진 부장판사는 A씨의 유족 4명이 광주지역 한 종합병원 운영 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재판부는 병원 측이 유족들에게 각각 363만원을 지급하고, 소송비용의 20%를 부담하도록 했다.
A씨는 2022년 10월 흉통을 호소하며 해당 병원을 찾았고, 이후 심장혈관 확장 시술을 받았다.
시술 당일 관상동맥 박리증 등 합병증이 확인되면서 추가 시술이 이어졌다. A씨는 이후 회복을 위해 중환자실로 옮겨지던 과정에서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사망했다.
유족 측은 의료진이 A씨가 평소 복용하던 약물을 시술 당일 투약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긴급한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휴일에 시술을 진행하면서 합병증 발생 이후 적절한 대응이 지연됐다고 지적하며 의료진의 과실을 주장했다.
아울러 시술에 따른 위험성과 합병증 등에 관한 설명을 A씨 본인이 아닌 배우자에게만 제공해 환자가 직접 시술 여부를 결정할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시술 과정 자체에서는 병원 측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시술 준비와 시행 방법, 응급상황에 대비한 대응체계 마련, 시술 이후 경과 관찰 등에서 의료진이 의료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당시 자신의 상태를 바탕으로 시술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럼에도 의료진이 시술의 필요성과 위험성, 발생 가능한 합병증 등에 대해 A씨 본인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시술 후 원인 불명의 심정지가 발생해 사망했다는 중대한 결과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A씨가 시술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한 만큼, 이에 따른 정신적 손해는 배상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병원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A씨의 사망 자체에 대한 배상이 아닌,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자기결정권 침해에 따른 위자료로 한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