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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는 22년째 금지인데”…약국 담배소매인 관리 구멍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9.07 06:50
수정 2026.09.0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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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소매업 등록 이력 약국 1199곳…현재 운영 99곳

신규는 막았지만 기존 판매는 지속…제도 취지와 엇박자

거리 기준에 걸리는 소매점…약국 기존 지정도 산정 대상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A약국 외부에 담배 판매 표시가 부착돼 있다. 해당 약국은 1992년 담배소매인으로 지정돼 현재까지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로드뷰 캡처

약국의 신규 담배소매인 지정이 22년째 금지된 가운데, 과거에 부여된 판매권이 현재까지 유지되면서 관리 체계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체 담배 소매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보건의료기관의 담배 판매를 제한하는 제도 취지와 어긋나는 만큼 기존 지정에 대한 관리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희원 대진대 보건경영학과 교수가 지난 6월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담배소매업 등록 이력이 있는 약국은 1199곳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현재 운영 중인 약국은 99곳으로, 전체 담배 소매점 13만6452곳의 0.07%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 중에서도 자료에 포함된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A약국은 1992년 2월 담배소매인으로 등록됐으며, 로드뷰에서도 건물 외곽의 담배 판매 표시가 확인됐다. 경북 포항시 B약국도 1998년 12월 담배소매인으로 등록된 이후 현재까지 약국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담배소매인 지정·취소 기준이 명확히 마련돼 있음에도 과거에 부여된 지정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신규 지정은 제한하면서 기존 지정에 대한 사후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제도와 운영 사이에 간극이 생겼다.


강희원 대진대 보건경영학과 교수는 “약국은 질병 치료와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보건의료기관인데, 실제 판매 여부와 별개로 약국 외부에 담배 판매 표지가 붙어 있거나 담배소매인 등록 자체가 유지되는 상황은 소비자들에게 상충된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담배 판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데일리안이 광진구청에 문의한 결과, A약국은 현재도 담배소매인 지정을 유지하며 정상적으로 담배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담배사업법상 담배소매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90일 이상 담배를 매입하지 않거나 폐·휴업 신고 없이 60일 이상 영업하지 않을 경우 지정취소 대상이 된다.


광진구청 지역경제과 담당자는 “현재 광진구에서 담배소매인으로 지정된 약국은 1곳으로, 구청 전산상 정상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해당 약국은 1992년 담배소매인으로 지정된 이후 기존 사업자가 현재까지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사업자가 영업하는 동안에는 담배소매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사업자가 바뀌면 지정이 승계되지는 않는다”며 “담배 판매 여부와 관련한 민원·신고나 사업자 폐업 정보 등을 토대로 영업 상태를 확인하고,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지정취소 처분을 한다”고 부연했다.


담배사업법 시행규칙은 약국·병원·의원 등 보건의료 관련 영업장을 담배소매인 지정이 부적당한 장소로 규정하고 있다.ⓒ국가법령정보센터 캡처
◇ 2004년부터 약국 판매 제한…지정제·거리 기준으로 관리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약국의 신규 담배소매인 지정을 제한하는 제도는 2004년 도입됐다. 노무현 정부 당시 재정경제부는 담배사업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약국·병원·의원 등 보건의료 관련 영업장을 ‘담배판매업을 하는 것이 부적당한 장소’로 처음 명시했다.


정부는 담배 판매가 부적당한 장소로 ▲약국·병원·의원 등 보건의료 관련 영업장 ▲게임장·문구점·만화방 등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장소 ▲야간에 주로 영업하거나 자주 문을 닫아 소비자 이용에 불편을 주는 영업장을 규정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09년 담배소매인 지정 기준을 재정비하면서 약국·병원·의원 등에 대한 신규 지정 제한은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담배소매점 간 거리와 측정 방법 등 세부 지정 기준은 지역 여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정하도록 했다.


담배는 일반 상품과 달리 판매 장소와 판매자를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담배를 직접 판매하려면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으로부터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아야 하며, 지정받지 않은 판매자의 담배 판매는 금지된다. 온라인과 우편을 통한 판매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청소년의 담배 접근을 제한하고 공중보건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현행 담배사업법은 청소년이 담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 등 담배 판매가 부적당한 곳에는 소매인 지정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담배 유통망 관리도 목적 중 하나다. 일반 소매점은 원칙적으로 기존 담배소매점과 50m 이상 거리를 둬야 하며,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여건에 따라 세부 기준을 달리 정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판매자를 지정하고 영업 장소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담배 유통망을 관리하는 구조다.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담배 매대 모습이 보이고 있다.ⓒ뉴시스
◇ 담배 매출 36% 편의점…약국 기존 권리가 출점 변수로


하지만 정부의 규제 취지와 달리 과거에 부여된 담배소매인 지정의 효력이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기존 판매권이 신규 소매점의 담배 판매권 취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약국이 소매인 지위를 유지하면서 주변에 새로 들어서는 편의점 등이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담배는 편의점과 슈퍼마켓, 대형마트, 백화점·쇼핑센터 내 판매점 등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 밖에도 일부 역·터미널과 공공기관, 공장, 군부대, 경기장, 유원지 등의 시설 내 판매점에서도 판매된다. 각 판매점이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아야 하는 구조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기준을 출점 판단의 주요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자체별 규정에 따라 50~100m 등으로 달리 적용하고 있으며, 편의점 업계는 이를 참고해 경쟁 브랜드 간 근접 출점을 지양하는 자율규약을 운영 중이다.


편의점 업계가 담배소매인 지정거리를 주요 출점 기준으로 활용하는 배경에는 담배가 여전히 핵심 매출 품목이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CU와 GS25의 전체 상품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6%로, 신규 점포의 담배 판매권 확보 여부가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에 강희원 교수는 “담배 판매 약국은 전체 담배 소매점 중 매우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약국은 보건의료기관의 역할과 담배규제정책의 방향에 부합하지 않다”며 “신규 지정 제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존 등록 약국에 대한 관리를 통해 제도적 공백을 해소하고, 담배 소매점 업종 정보의 구축 및 자동분류 체계 개발이 필요하다”고 일침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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