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현장] 1.3만가구 짓자는 탄천…물재생센터 어디로, 어떻게 옮기나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9.03 07:00
수정 2026.09.03 07:0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개발 청사진 나왔지만…시설 이전 해법은 ‘미정’

대체부지 확보 난항…지역 주민 반발도 변수

서울시·국토부, 향후 추가 협의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전경. 뒤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지난 2일 지하철 3호선이 지나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대청역에서 탄천을 향해 걷다 보니 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공원 안쪽에는 테니스장과 풋살장이 있고 광장에서는 아이들이 야구를 하고 있었다.


마루공원은 탄천물재생센터 상부에 조성된 공원이다. 마루공원 외에도 일원에코파크 등 시설 위에 조성된 공원이 곳곳에 자리했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하고 해당 부지와 동부도로사업소, 세텍(SETEC) 부지 등을 연계해 주택 1만3000가구를 공급하고 로봇·피지컬 AI 특화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탄천물재생센터가 주요 업무지구가 밀집한 강남·송파구 사이에 자리한 만큼 주택이 공급되면 직주근접성이 우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원에서 롯데월드타워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였다.


또 주민들은 오랜 기간 골머리를 앓았던 소음과 악취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마루공원 내부로 들어가니 알 수 없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또 시설에 다가갈수록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도 점차 커졌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비가 오거나 습한 날씨에는 냄새가 더 심해진다고 입을 모았다.


대청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평소에는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로 악취가 심하진 않다”면서도 “날이 습하면 악취가 대청역까지 퍼질 때가 있어 후각이 예민한 주민분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단지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이 넓은 시설을 어디로 옮기나요”…대체부지 확보 ‘난제’


다만 실제 이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아직 시설 이전 논의가 초기 단계인 데다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마련되지 않은 만큼 현장에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적잖았다.


일원동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 B씨는 “입지야 남부럽지 않게 좋겠지만 실제 이전이 언제 될지도 모르지 않나”라며 “이전 논의에 시간만 허비할 것 같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민자사업 추진이 결정되면 제3자 제안공고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절차를 거쳐 2034년 사업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이전 부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변수가 남아 있다.


현재 탄천물재생센터 부지 면적은 약 40만㎡에 달한다. 하루 90만㎥의 하수를 처리하는 서울 동남권 핵심 기반시설로, 강남·송파·강동·서초구와 하남·과천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하수가 총 106.8㎞에 달하는 차집관로를 따라 이곳으로 모인다.


이 때문에 대체부지 확보도 쉽지 않다. 기존 처리구역과 차집관로 활용 여부에 따라 입지 선택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데다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을 수용할 부지를 확보하는 것부터 난관이다.


시설 이전 논의는 이미 일부 하수도 정비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3년 강남구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강남구는 세곡동 우·오수 완전분류화를 위해 수서에서 탄천물재생센터까지 이어지는 관로 관련 조사를 추진했으나 탄천물재생센터 이전 논의가 불거지면서 중단됐다.


서울시 ‘2040 하수도정비기본계획’도 현 탄천물재생센터의 장기 운영을 전제로 수립돼 있다.


계획에는 탄천물재생센터의 시설용량을 2040년까지 하루 90만㎥로 유지하는 동시에 2035년까지 탄천처리구역에 오수간선관로 6㎞를 추가로 설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센터 이전이 현실화하면 현 시설의 장기 운영을 전제로 수립된 중장기 하수도 계획 역시 상당 부분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설 이전에 따른 인근 지역 주민 반발도 변수다. 그동안 탄천물재생센터 이전 가능성과 맞물려 세곡동이 대체부지로 거론되자 일부 주민들은 강남구의회와 서울시에 민원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물재생센터 세곡동 이전 반대 의견을 제기한 C씨는 “강남 중심부의 개발이익을 위해 환경기초시설 부담을 세곡동 주민에게 이전하는 것은 지역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세곡동 부지는 교통·교육·공원·문화·체육시설 등 생활기반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전략부지로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에 대한 논의는 향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최근 회동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했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홍지선 국토부 제2차관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구체적인 추가 협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