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늘었지만…수용률 '뒷걸음'
입력 2026.09.02 07:04
수정 2026.09.02 07:04
상반기 신청 11.8만건…지난해 하반기보다 8.4%↑
수용률 3%↑…평균 인하 금리 0.44%
비대면 채널 활성화 영향…조건 충족 차주 부족
"수용률 낮으면 신용관리 유인 약화…가계부채도 부담"
올 상반기 저축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은 늘었지만 수용률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에서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차주가 늘고 있지만,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비율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신청 활성화 등으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문턱은 낮아진 반면, 실제 신용상태 개선으로 금리 인하 요건을 충족한 차주는 신청 증가폭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5개 저축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11만8473건으로 지난해 하반기(10만9257건) 대비 8.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용 건수도 4만4078건에서 4만5406건으로 3.01% 늘었다.
하지만 신청 건수 증가폭이 수용 건수 증가폭을 웃돌면서 평균 수용률은 40.34%에서 38.33%로 2.01%포인트(p) 하락했다.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실제 금리가 내려간 차주의 평균 인하 금리는 0.44%로, 총 26억1800만원의 이자가 감면됐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취업이나 승진 등으로 소득·재산이 늘거나 개인신용평점이 상승하는 등 차주의 신용상태가 개선됐을 때 금융회사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저축은행별로는 SBI저축은행에 가장 많은 신청이 몰렸다. 올해 상반기 SBI저축은행의 신청 건수는 2만8345건으로 전체의 23.93%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1만3705건이 수용됐다.
이어 ▲신한저축은행(1만5835건) ▲BNK저축은행(1만243건) ▲다올저축은행(8148건) ▲웰컴저축은행(7083건) ▲OK저축은행(6502건) 순으로 신청이 많았다.
감면 이자액 기준으로 보면 다올저축은행이 10억6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가 늘어난 데는 비대면 채널 활성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보다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한 신청이 쉬워지면서 자신의 신용상태가 개선됐다고 판단한 차주들의 신청이 증가한 것이다.
다만 저축은행의 자체 심사 기준을 충족해야만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만큼, 가파른 신청 증가세에 비해 실제 수용 건수와 수용률의 증가 폭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다른 금융업권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같은 제2금융권인 카드업계 수용률이 7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저축은행의 제도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리인하요구권은 단순한 소비자 편익 제도를 넘어 차주의 신용 변화를 대출금리에 반영하도록 유도하는 시장규율 장치"라며 "수용률이 낮으면 차주의 신용관리 유인이 약해져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도 지연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리인하요구권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금융당국이 단순 수용률 공시에 그치지 않고 거절 사유를 표준화·구체화해 차주가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재신청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도 내부 신용평가모형을 정기적으로 재검증하고 고용·소득·거래이력 등 마이데이터 기반 대안정보의 반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저신용 구간에서도 소폭의 신용 개선이 실제 금리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