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혀지는 한·미 금리차…원화 강세, 환율 더 끌어내릴까 [백투백 인상]
입력 2026.08.31 16:40
수정 2026.08.31 16:59
한은 '백투백 인상'에 원화 강세…1300원대 중반 전망
수출 호조에 달러 공급…추가 금리 인상 변수 작용
9월 FOMC 주목…연준 통화정책에 환율 방향 달라질 듯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차가 축소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달러 수급 개선에 더해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강화되면서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72.5원)보다 3.9원 내린 1368.6원에 오후 거래를 마감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지난해 7월 24일(1367.2원) 이후 13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최근 원화 강세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국내 외환시장의 달러 수급 개선이 꼽힌다.
반도체·조선 등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이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환전 수요 등이 달러 공급을 늘렸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면서 달러 강세가 제한된 점도 환율 하락을 뒷받침했다.
여기에 한은의 통화긴축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면서 미국 기준금리(3.50~3.75%)와의 격차는 상단 기준 1%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축소됐다.
한·미 금리차가 1%p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금리차 축소는 그동안 원화 약세를 부추겼던 한·미 간 금리 격차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특히 한은의 '백투백 인상'으로 원화 자산의 금리 매력이 높아지면서 환율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 데다 성장세 개선과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확대가 예상되면서 원화 강세 요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향후 환율 흐름은 연준의 통화정책과 국제 금융시장 환경에 좌우될 전망이다.
더욱이 9월 FOMC에서 연준이 어떤 금리 경로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달러화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한은이 연준보다 빠르게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다 성장률 전망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펀더멘털 요인이 강화됐다"며 "대외 여건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면 환율은 1300원대 중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이 있지만 한은 역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한·미 금리차가 급격히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성장세 개선과 수출 호조로 달러 공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원화 강세 요인이 연준의 금리 인상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돼 추가적인 환율 하락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도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환율에 상당 부분 반영돼 관건은 연내 추가 인상 여부"라며 "9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고 한은도 한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선다면 환율은 1300원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3.25%까지 인상한다면 최종 금리 수준은 4%에 가까울 수 있다"며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금리 인상 폭도 커진다면 환율이 1300원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으나, 국제 금융시장 환경이 유지되는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