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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 용혜인, 2030 성별 갈등에 기름 붓기 [박영국의 디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6.08.31 14:12
수정 2026.08.3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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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의원 입각시 의원직 사퇴' 관례 무시하고 의원직 유지

성별 갈등의 중심에 선 인물 앞세워 성별 갈등 해소하겠다니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0대 중반에 정치판에 뛰어들어 서른에 국회의원 배지를 단 청년이 있습니다. 이 청년은 4년 후 다시 국회 300석 중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두 번째 국회의원 임기 중에는 국무위원 후보자로 지명됩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무려 ‘재선의원’이자 ‘장관’이라는 타이틀까지 눈앞에 둔,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성공 스토리입니다.


지난 30일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얘깁니다. 90년대생 여성 장관. 심지어 현직 야당 국회의원. 관례로 포장된 유리천장을 깨고 싶은 청년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파격입니다.


하지만 이 성공 스토리가 실제 영화로 만들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완결성을 지닌 작품을 만들려면 결과까지 성공적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파격’, ‘관례 파괴’. 일견 개혁적이고 참신해 보이는 용어지만, 저변에 사리사욕과 정치적 계산이 깔린다면 ‘막무가내’, ‘불공정’과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용혜인 후보자는 지역구 의원이 아닌 비례대표 의원입니다. 비례대표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직접 지역구를 관리하고 선거를 치르는 의원들의 시각에서 보면 ‘날로 먹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심지어 그는 두 번 다 비례대표 자리를 차지하며 재선의원이 되는 행운도 누렸습니다.


그런 그가 장관에 지명됐는데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고 합니다. 비례대표 의원이 입각시 의원직을 사퇴해 온 20여년간의 관례를 깨트린 겁니다.


물론, 관례는 불가침의 영역은 아닙니다. 불합리하다면 깰 수도 있죠. 다만 그 전에 ‘왜 그런 관례가 만들어졌었는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불 보듯 뻔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관례라면 깨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일단 법적으로 국회의원은 국무위원을 겸직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두 가지 직무를 다 잘해 내는 게 쉽진 않지만, 그렇다고 지역구 의원이 장관을 하겠다고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보궐이 돼 골치 아픈 일이 생기니 그렇게 정해 놨습니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은 상황이 다릅니다. 다음 순번에 비례대표 의원직을 넘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리 하나를 대신 맡아줄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이 두 가지 일을 하느라 업무에 차질이 생기도록 할 이유는 없겠죠. 그래서 비례대표 의원은 입각시 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관례로 굳어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의원직 유지’ 입장을 밝힌 건 그 한 자리의 의원직으로 인해 기본소득당이 원내정당에 턱걸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용 후보자는 22대 총선에서 범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지금의 의원 자리를 얻었습니다. 사실 초선인 21대 총선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국회에 입성했었습니다. 그가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기본소득당 내에서 승계되는 게 아니라 더불어민주연합 구성 당시 다음 순번을 받았던 더불어민주당의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졸지에 기본소득당도 원외정당으로 전락하게 되는 겁니다.


국회 의석의 절반을 훨씬 넘게 차지해 몇 명 쯤은 의정 활동에 소홀해도 큰 지장이 없는 거대여당 소속 의원과는 달리 이분은 장관이 되더라도 기본소득당을 이끌며 원내에서 당을 대표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 분입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4월 13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충남도지사 경선후보와의 정책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바쁜 분을 왜 국무위원으로 모셨을까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개각 직후 이뤄진 브리핑에서 용 후보자에 대해 “현장감 있는 참신한 시각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세대 간, 성별 간 갈등을 넘어 청년 세대와 함께 모두의 성평등으로 나아갈 적임자”라고 밝혔습니다.


세대 갈등, 성별 갈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그걸 해결할 인물로 용 후보자를 택했다는 얘긴데, 그게 맞는 얘긴지는 모르겠습니다. 용 후보자는 그동안 성별 갈등의 중심에 선 인물로 유명했습니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낙인찍는다는 논란이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발의에 참여하는가 하면, 군 복무 경력에 혜택을 부여하는 정책에 대해 여성의 파이를 줄이는 성차별이라 반대했던 이력 등으로 2030 남성들로부터 거부감이 큰 인물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2030의 이탈을 막을 지원군으로 용 후보자의 입각을 추진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용 후보자의 입각은 앞서 언급한 이유로 2030 남성들을 아예 포기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2030 여성들의 편이라는 이미지도 많이 희석됐습니다. 용 후보자가 여성 폭력 피해자들과 피해자 지원단체들이 강하게 반대했던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적극 지지하며 찬성표를 던진 탓입니다.


정리하자면, 이재명 대통령은 성별 갈등을 해소하고 2030의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성별 갈등의 중심에 서있고, 2030 남성들로부터 적대시되는데다, 당을 이끄느라 장관 업무에 오롯이 집중할 여력도 없다고 사실상 시인한 인물을 발탁한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용혜인 장관이 이끄는 성평등가족부는 성공 스토리로 기록될 것 같아보이질 않습니다. 극단적 페미니즘 지향 정책과 그로 인한 성별 갈등 심화, 기본소득당의 강령이 뒤섞인 부처 운영에 따른 혼란이 너무도 쉽게 예상됩니다. 굳이 ‘관례파괴’를 넘어 ‘상식파괴’를 해 가면서까지 이번 인사를 밀어붙여야 하는 건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합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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