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헌재 "'노조 교섭 거부·해태' 사용자 형사처벌 조항 합헌"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8.30 16:37
수정 2026.08.30 16:38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헌재 최초 판단…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소원 기각

"명확성·비례·평등 원칙 위배 아냐… 사용자 처벌 합리적"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병역법 제76조 위헌확인 8월 심판사건에 대한 선고를 하기 위해 대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사업주가 정당한 이유 없이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게을리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한 노동조합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7일 노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 회사 대표이사 황모씨와 경영기획팀장 이모씨가 노조법 제90조 중 제81조 3호에 대해 낸 헌법소원을 재판관 9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해태 처벌조항에 대한 헌재의 첫 위헌 여부 판단이다.


문제가 된 조항은 '노조 대표자 또는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이를 위반한 자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황씨는 2017년 4~8월 노조의 교섭 요청을 11차례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고, 이씨는 황씨와 함께 2018년 5월~2019년 11월 노조의 단체협약 수정안 협의 요구를 거부해 교섭을 해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재판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2022년 3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두 사람은 '정당한 이유'와 '해태'의 의미가 모호해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고, 다른 구제수단이 있는데도 형사처벌까지 두는 것은 과도하며 성실교섭의무는 노조에도 있는데 사용자만 처벌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해태란 형식적으로만 단체교섭에 응하거나 노조 요구에 장기간 불응해 교섭을 지연하는 등 사실상 교섭 거부에 준하는 행위고 정당한 이유란 구체적 사정에 비춰 사용자에게 교섭 의무 이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라며 법관의 해석으로 의미가 충분히 구체화될 수 있어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형사처벌이 과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노동위원회 구제명령만으로는 단체교섭 거부·해태를 실효적으로 예방하지 못하던 현실에 대한 개선책"이라며 징역·벌금 모두 하한이 없어 법관이 사안에 맞게 형을 정할 수 있어 비례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사용자만 처벌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에는 "근로자의 권리가 사용자의 불성실한 단체교섭 태도로 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사용자와 노조를 달리 취급하는 데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