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바나나·고추까지…식품업계 '발효의 재발견'
입력 2026.08.30 09:00
수정 2026.08.30 09:00
hy '두유의 변신'…풀무원 '바나나 발효'
교촌, 고추에 발효 입혀 지역색 강화
업계 "발효 승부, 원료의 가치 높인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식품업계가 익숙한 식재료에 발효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건강 수요 공략에 나섰다.
두유·바나나·양배추 등 일상에서 접하는 식재료에 발효 공정을 더하거나, 섭취 편의성을 높이는 등 건강식품과 식물성 제품, 지역 농산물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5년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가구 비중은 2017년 70% 미만에서 2025년 약 85%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도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특정 소비층을 넘어, 일상적인 소비행태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 착안해 기존 원료와 기술을 활용한 제품 차별화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hy
◇두유를 요거트로…hy, 식물성 발효 확대
hy는 두유를 발효한 요거트 제품을 선보이며 식물성 제품군 확대에 나섰다.
hy가 출시한 '슈퍼100 소이거트'는 플레인과 블루베리 2종으로 구성됐다. 음료로 익숙한 두유를 떠먹는 요거트 형태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자체 특허 프로바이오틱스인 'HY2782'를 두유 발효에 활용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제품의 비배당체 이소플라본 함량은 두유 원액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한 컵 용량은 120g으로 기존 슈퍼100 제품보다 늘렸으며 오트밀이나 그래놀라 등을 곁들여 식사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유제품 섭취가 어려운 소비자를 겨냥하면서도 기존 두유와 차별화된 섭취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hy 관계자는 "'슈퍼100 소이거트'는 두유에 hy만의 연구기술력을 접목해 새로운 섭취 방식을 제안하는 제품"이라며 "차별화된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풀무원헬스케어
◇바나나·양배추까지 발효…풀무원, 효소에 식이섬유 더해
풀무원헬스케어는 발효 기술에 식이섬유를 결합한 효소 제품으로 건강관리 수요를 겨냥한다.
최근 출시한 '리셋 효소'는 '그린바나나'와 '양배추&스펠트' 2종이다. 풀무원이 1983년 유기농 현미를 발효한 '정농 현미효소'를 선보인 이후 40여년간 축적한 효소 연구 노하우를 적용했다.
'리셋 효소 그린바나나'에는 그린바나나를 국산 황국균으로 발효한 원료가 사용됐다. '리셋 효소 양배추&스펠트'에는 양배추 발효 효소와 고대 곡물 스펠트를 활용했다.
풀무원헬스케어 관계자는 "40여년간 효소를 연구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현대인의 식습관에 맞춰 선보이는 제품"이라며 "식이섬유를 강화한 제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촌에프앤비
◇지역 농산물도 발효…교촌, 영양고추 알리기
발효 기술 활용 범위는 건강식품을 넘어 지역 농산물과 식문화로도 확대되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농업회사법인 발효공방1991은 29일까지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2026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발효공방1991은 이번 행사에서 경북 영양의 지역 농산물과 발효 문화를 알린다. 지역 특산물에 발효 기술을 접목한 식품을 통해 농산물의 활용도를 높이고 소비자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영양의 좋은 원료에 교촌이 축적해 온 소스 제조 및 발효 기술을 더한 '구들'을 비롯해 발효공방1991의 다양한 제품을 통해 영양의 맛과 발효 문화가 가진 가치를 널리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발효가 원료 자체의 이미지를 바꾸거나 새로운 섭취 형태를 구현할 수 있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단순히 특정 성분 첨가를 넘어 제조 과정에서 차별화 요소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발효는 원료의 특성을 바꾸면서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며 "건강관리를 일상적으로 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익숙한 식재료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제품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