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판매 14배 뛴 코오롱, 경매장까지 사들인 이유
입력 2026.08.31 06:00
수정 2026.08.31 06:00
702 인증중고차 출범 1년 반 만에 판매량 14배
6월 인수 코오롱 오토옥션 활용해 매입 파이프라인 확대 추진
연내 전국 10개 거점·연 2만대 목표…신사업 성장축으로 육성
코오롱오토옥션ⓒ코오롱모빌리티그룹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중고차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데 속도를 낸다. 지난해 출범한 인증중고차 사업이 1년 반 만에 판매량을 14배로 불리며 빠르게 성장한 가운데, 지난 6월 인수한 자동차 경매장 인프라를 활용해 매입부터 판매·경매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중고차 판매 확대를 넘어 유통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며 신사업의 몸집을 한 단계 더 키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달 13일 과천 코오롱타워에서 하반기 타운홀 미팅을 열고 중장기 비전과 하반기 실행 전략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최현석 각자대표는 중고차 사업의 하반기 전략으로 새롭게 확보한 경매장 인프라를 활용한 매입 파이프라인 확대와 '702 코오롱 인증중고차'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중고차 사업 확대에 활용할 핵심 인프라는 지난 6월 인수한 자동차 경매 전문기업 오토허브셀카다. 현재 '코오롱 오토옥션'으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2005년 설립돼 경기도 안성에서 약 2만2300평 규모, 24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오프라인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여년간 축적한 차량 가치 산정 데이터와 전국 단위 딜러 네트워크도 갖췄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경매장 인프라를 활용해 중고차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차량 매입 경로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기존에는 신차 딜러십에서 발생하는 트레이드인(보상판매) 차량이 주요 공급원이었다면, 앞으로는 경매장을 통해 대규모 도매 물량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중고차 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배경에는 702의 빠른 성장세가 있다. 지난해 출범한 702 코오롱 인증중고차는 출시 1년 반 만에 판매량이 14배 증가했다. 계열사 중고차 사업을 통합한 연간 거래 규모는 이미 1만대를 넘어섰으며 월평균 판매량도 1200대를 돌파했다.
코오롱오토옥션ⓒ코오롱모빌리티그룹
최근 국내 중고차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는 점도 우호적이다. 지난해에는 고금리와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중고차 거래가 주춤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고물가와 유가 부담 속에서 신차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중고차를 찾는 실속 소비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중고차 거래가 빠르게 느는 추세다.
국내 중고차 시장 자체의 규모도 신차 시장을 크게 웃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상 지난해 자동차 명의이전 등록은 391만2276건으로 신규 등록 169만9781건의 2배를 넘어섰다.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역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업 초기 2곳이었던 702 오프라인 거점은 현재 수도권 4곳과 영남 2곳, 호남 1곳 등 전국 7곳으로 늘었다. 연내 3곳을 추가해 전국 10개 지점 체제를 갖추고 연간 거래량 2만대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중고차 사업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오랜 기간 영위해온 수입차 딜러 사업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성장축으로서 의미가 있다. 코오롱은 40년간 수입차 시장에서 쌓은 유통·서비스 노하우를 702에 접목하고 있으며, 수입차 전문 정비 인력이 차량을 진단하고 정비 이력을 검증한 차량을 판매한다.
여기에 경매장이 결합하면 중고차 사업의 영역은 소매 판매를 넘어 유통 전반으로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신차 딜러십의 트레이드인 차량과 경매장 도매 물량을 함께 확보해 702 판매 차량으로 활용하고, 경매를 통한 재유통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코오롱 오토옥션이 보유한 기존 수출 채널과 해외 판매망을 활용할 경우 향후 중고차 수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여지도 있다.
이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중고차 사업이 단순히 판매 거점을 늘리는 단계에서 매입과 유통 인프라를 직접 확보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연간 거래량을 현재 1만대 수준에서 2만대로 끌어올리려면 판매망 확대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차량 확보가 중요하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향후 경매 시스템과 702의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결합해 중고차 유통 전 단계를 연결하는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차 판매를 중심으로 쌓아온 고객·유통·서비스 기반을 중고차 매입과 판매, 경매까지 확장하면서 중고차 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숙제가 될 전망이다. .
장정 코오롱모빌리티그룹 702 오프라인사업부장은 "신속한 거점 확보와 차량 매입 및 판매 프로세스 표준화를 통해 단기간에 뚜렷한 성과를 증명해냈다"며 "향후 경매 시스템과의 결합을 통해 온·오프라인과 유통 전 단계를 연결하는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국내 중고차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