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北노동자 몰려오자 기생충 20배 폭증
러 보건당국 “북한 이주 노동자 증가 영향” 지목
편충증 3건→68건 급증…67건 한 마을서 발생
학생비자 통한 北노동자 유입 확대 속 위생 문제 부상
2019년 11월 21일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 북한 노동자들이 모여있다. ⓒAP/뉴시스
북한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러시아의 한 탄광 마을에서 기생충 감염 사례가 1년 만에 20배 넘게 폭증했다.
미국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주 보건당국이 최근 공개한 ‘2025년 역학 감염 보고서’를 인용해 토양 매개 기생충인 편충과 회충 등의 감염 사례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북한 이주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에게서 기생충이 확인됐고 일부 지역에서 집단 감염 사례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로스토프주 탄광도시 샤흐티에 감염이 집중됐다. 로스토프주에서 편충증은 2021년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2022년과 2023년 각각 1건, 2024년에도 3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68건으로 20배 넘게 폭증했고 이 가운데 무려 67건이 샤흐티에서 확인됐다. 회충증 역시 2023년 17건에서 2024년 25건, 지난해 54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날생선 섭취 등으로 감염되는 기생충도 확산했다. 지난해 로스토프주에서 확인된 후고흡충증 3건은 모두 샤흐티에서 발생했고 간흡충증 17건 가운데 8건도 이곳에서 나왔다. 편충과 회충은 사람의 장에 서식하다 배설물을 통해 빠져나온 뒤 토양이나 음식, 물을 통해 전파되며 위생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앞서 이 매체는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북한 국적자에게 약 3만 6000건의 유학 비자를 발급했다.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이 노동자들을 학생 신분으로 위장해 러시아에 보내 외화벌이에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러시아 당국이 북한 노동자의 감염병 문제를 지적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24~2025년 모스크바에서 결핵이 발생했을 당시 러시아 당국은 북한 노동자들에게 강제 치료를 요구했다. NK뉴스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북한 정권으로서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내용이라며 실제 감염 사례가 공식 집계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