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률 대폭 상향?…반도체 훈풍에 '3%대 진입' 무게
27일 수정 전망 발표 예정
상반기 깜짝 성장, 국내외 기관 눈 높여
반도체 외끌이 한계, 체감경기는 싸늘
한국은행은 오는 27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수출과 설비투자를 견인하고, 소비 회복세까지 더해지면서 경기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반도체발 경제 훈풍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많아 체감경기는 이보다 안 좋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7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성장률을 2.6%로 내다봤으나, 상반기 실적 호조로 눈높이를 크게 올려 잡을 가능성이 크다.
연간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하면 2021년(4.7%) 이후 5년 만의 성과다.
앞서 발표된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은 전 분기 대비 0.6%로, 1분기(1.8%) 고성장 여파 속에서도 한은 전망치(0.2%)를 3배나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7% 성장했다. 산술적으로도 3%대 달성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2분기 GDP 발표 당시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평균적으로 전기 대비 -0.1%를 기록하더라도 연간 3%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상반기에 성장 레벨을 대폭 키워둔 덕분에 하반기에 소폭 역성장만 피하면 연간 3% 성장이 무난하다는 분석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 역시 올해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2.6%)를 큰 폭으로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실제 GDP와 잠재 GDP의 격차인 'GDP 갭'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시기도 당초 예상했던 내년 초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GDP갭이 플러스로 전환된다는 것은 실제 GDP가 잠재GDP를 웃돈다는 뜻으로, 경기가 완연한 개선세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일제히 한국의 성장률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전망치를 2.5%에서 3.2%로 대폭 상향해 정부 목표치(3.0%)를 넘어섰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기존 2.8%에서 3.5%로 올렸다.
무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고급 메모리 공급업체를 대체할 기업은 제한적이며, 반도체 상승 주기가 최소 2027년 중반까지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은 2.6%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중심의 'K자형 성장'이 이어지면서 체감경기와의 괴리 및 양극화 우려는 여전한 과제로 꼽힌다.
반도체발 온기가 다른 제조업이나 고용 시장 전반으로 고르게 퍼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DI는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올리면서도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는 기존 17만명에서 11만명으로 대폭 낮췄다.
반도체 부문의 고용 유발 효과가 제한적인 데다,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타 업종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서다.
한은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104.5로 한 달 전 대비 2.3포인트 하락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올랐지만,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청년실업도 악화하는 등 'K자형 양극화'가 심해지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으로 높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민간소비나 고용 등 다수 가계의 소득으로 확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결과에 개선세가 집중돼 있어 체감경기는 이보다 훨씬 안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