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중금리 풀고, 주담대는 묶고…대출 한파 속 일반 차주들 ‘부글’
총량 목표 상향, 30조 여력 생겼지만
서민·실수요자 ‘핀셋 완화’
일반 가계대출 여전히 ‘꽁꽁’
“특정 차주만 혜택…정책 형평성 어긋나”
금융당국이 집단대출과 중금리대출 등은 총량 규제를 풀어주되 일반 가계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연합뉴스
금융당국이 8·13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일률적인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에서 선별 관리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입주가 다가오는 실수요자나 중·저신용자들은 자금 조달에 다소 숨통이 트일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문턱은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단 방침이다.
정부 정책의 혜택이 일부 차주에게 집중되면서 일반 차주들 사이에선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당국은 올해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약 30조원 규모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길 것으로 추산된다.
당국은 현재 늘어난 대출 한도를 배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확대된 여력은 주택공급과 직결된 집단대출과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 등에 우선 배분할 예정이다.
대책 발표 이후 취급하는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증가분은 금융사별 가계대출 총량 관리 실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의 경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잔금대출 한도가 기존 5000억원 수준에서 1조5500억원 규모로 대폭 확대되면서 직접적인 수혜를 받게 됐다.
은행 간 금리 인하 경쟁까지 붙으며 차주들의 자금 부담은 더 덜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저신용자의 금융 소외를 방지하기 위해 당국은 이달부터 제2금융권의 민간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금융사별 총량 관리 실적에서 100% 전액 제외하기로 했다.
은행권 역시 중금리대출 총량 제외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10월 출시를 목표로 ‘사잇돌대출Ⅱ’를 준비하는 등 정책금융 공급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일반 주담대와 신용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고 견고하다. 당국이 용도와 차주에 따라 핀셋 지원에 나서면서 일반 차주들이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셈이다.
최근 농협은행이 8·13대책 이후 변동형 주담대 신규 가입을 재개하긴 했으나, 다른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주담대와 전세대출 접수를 11월 실행분에 한해 중단했다. 비대면 주담대 신규 가입 및 변동금리 주담대 취급도 멈춘 상태다.
국민은행은 전국적으로 주담대 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했고, 신한은행 역시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범위 내 최대 1억원으로 축소했다.
총량이 늘더라도 상반기 가계대출 규모가 이미 임계 수준을 넘어선 탓에 경계를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651조151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조1810억원 증가했다.
종전 설정한 연간 총량 증가액 목표치인 4조3363억원을 1조8447억원 초과한 상태다.
금융사별 건전성 관리와 차등 배분 기준 탓에 일반 가계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총량 규제 완화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높아진 대출 금리 역시 한동안 떨어지기 힘들어 보인다.
이 때문에 차주들 사이에선 “구축 주택 매수자나 긴급 생활자금이 필요한 일반 차주들은 외면한다”며 “신축 아파트 청약 당첨자나 특정 차주들만 우대하는 건 일반 차주들을 역차별하는 것”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공급 촉진, 취약차주 보호라는 정책적 명분은 뚜렷하지만, 일반 가계대출에 통제 기조가 장기화하면 실수요자들의 자금난과 정책 형평성을 둘러싼 시장 불만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