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를 수도 있지만”…당장 싼 변동형에 몰리는 차주들
총량 완화에도 은행권 ‘가산금리 방어’
장기금리 상승, 고정형과 격차 확대
향후 금리 재산정 시 이자 부담 눈덩이
은행들의 금리 경쟁이 사그라진 가운데 장기금리 상승 여파로 고정형 주담대보다 당장 금리가 저렴한 변동형 주담대를 택하는 차주들이 늘고 있다.ⓒ연합뉴스
가계대출 총량 고삐가 다소 풀렸지만, 차주들이 체감하는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다.
은행들은 한도 소진율과 수요 쏠림 우려 등을 이유로 가산금리 인하에 선을 긋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기금리 상승 여파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 금리가 저렴한 변동형을 택하는 차주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완화되면서 은행권 전체에 30조원 규모의 추가 대출 공급 여력이 생겼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의 핵심 조정 축인 가산금리를 섣불리 건드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미 상반기 가계대출 연간 목표치의 상당 부분을 채웠거나 초과한 경우 추가로 배정받을 수 있는 한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추가 한도 상당 부분 역시 실수요·중저신용자 등에게 우선 배정될 예정이어서 개별 주담대 공급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 6월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식 주담대 평균 가산금리는 3.27%로 지난해 12월(2.99%)보다 0.28%p 올랐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면 준거금리 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된다.
일시적으로 시장금리가 내려가더라도 높은 가산금리가 대출금리 낙폭을 제한하는 구조가 굳어진 모습이다.
은행의 금리 경쟁이 실종된 사이 시장금리 환경은 차주들을 변동금리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주담대 중 고정형 금리는 4.76%로 한 달 전보다 0.23%포인트(p) 올랐다.
지난해 10월 3.97%를 기록한 이후 10개월째 상승세다.
반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35%로 같은 기간 0.08%p 상승해 고정형 대비 0.41%p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외 장기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고정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뛰면서 고정형과 변동형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75~7.19%, 변동형(6개월) 주담대 금리는 4.17~6.46% 등이다.
지난달 기준 신규 주담대에서 고정형 금리 비중은 31.9%로 한 달 전 대비 5.8%p 축소됐다. 지난해 11월 90.2%에 달했으나 9개월 연속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반면 변동형 비중은 68.1%로 조사됐다. 신규 주담대를 받은 차주 10명 중 7명은 변동형을 택한 셈이다.
문제는 변동형을 택하더라도 금리 인상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단 점이다.
변동형 금리에 영향을 주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는 7월 3.18%로 한 달 전보다 0.13%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은행채 AAA 6개월물 금리 역시 3.16%에서 3.28%로, 5년물은 4.32%에서 4.39%로 각각 0.12%p, 0.07%p 올랐다.
시장금리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변동형을 택한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급격히 불어날 수 있다.
변동형 대출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면 은행들이 총량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대출 옥죄기에서 한발 물러났지만,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은행들이 금리 경쟁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라며 “채권시장 여건 등이 맞물리면서 당국의 고정금리 유도 정책도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관련 메시지 등에 따라 은행채와 코픽스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