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넓히는 금감원 노조…피감기관과 ‘한솥밥’은 고심
입력 2026.08.22 07:09
수정 2026.08.22 07:09
지방이전 문제, 선제 대응으로 전환
예보와 24일 공동 기자회견 예고
상급단체 장·단점 검토·의견수렴
이해관계 달라…연대 확장은 한계
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조합원들과 직원들이 지난해 9월 정부가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신설하고, 공공기관으로 금감원과 금소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를 반대하는 투쟁에 나선 바 있다. 최근 정부의 지방 이전 추진이 목전이라는 보도가 쏟아지자 금감원 노조 측에서 단체 행동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뉴시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에 맞서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외부 연대를 확대하며 대응력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상급단체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해 온 금감원 노조가 예금보험공사 노조와 공동 대응에 나서는 데 이어 내부에서는 상급단체 가입도 선택지로 거론된다.
다만 금융회사를 감독하는 금감원의 특수성 때문에 피감기관 노조와 같은 상급단체에 가입하는 등 연대의 폭을 넓히는 데는 고심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노조와 예보 노조는 오는 24일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정부의 지방이전 추진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금감원 노조는 당초 지방이전 가능성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금감원이 법적으로 공공기관이 아닌 특수법인인 데다 정부가 이전 대상이나 구체적인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 이후 직원들을 중심으로 정부 발표 이전에 선제 대응하는 방향으로 기조가 달라졌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공식 발표만 기다려서는 대응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판단해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예보와의 공동 기자회견도 이 같은 대응 기조 변화의 연장선이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새로운 입장을 내놓기보다 기존 주장을 재확인하고 예보와의 연대를 공식화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방이전 문제를 놓고 노조 간 연대 움직임은 금융권 전반에서 감지된다.
앞서 11일에는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3사 노조가 처음으로 공동 집회를 열었다.
국책은행 노조 관계자는 “기관마다 처한 환경과 입장, 지방이전을 반대하는 논리가 다른 만큼 폭넓은 연대는 쉽지 않다”며 “국책은행 3사가 함께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적용되는 제도와 논거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사정이 다르다. 공공기관이 아닌 특수법인인 데다 금융회사를 직접 검사·감독하는 기관이어서 피감기관 노조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예보와의 공동 대응은 사안별 연대에 가깝단 설명이다.
지방이전에 대한 조직 내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금감원 안팎으로 상급단체 재가입을 통해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신중론을 견지하는 이유다.
상급단체 가입은 피감기관 노조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부담이 더 크다.
금감원 노조는 2022년 감독기관으로서의 독립성과 피감기관 노조와의 이해상충 문제로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을 탈퇴한 바 있다.
금감원 노조는 상급단체 가입의 장·단점을 검토해 내부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다만 실제 가입 절차에 착수한 단계는 아니다.
국책은행 노조 관계자는 “감독기관인 금감원이 피감기관 노조와 같은 상급단체에 속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당분간 예보 등 이해관계가 맞는 기관과 사안별 연대를 유지하며 상급단체 가입 여부를 별도로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현재는 당면한 대응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향후 지방이전 추진 상황 등을 지켜본 뒤 상급단체 가입 여부를 검토한단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