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폭우에 농축수산물 '들썩'…추석 물가도 '비상'
입력 2026.08.24 07:00
수정 2026.08.24 07:00
채소값 급등에 추석 장바구니 불안
가축 및 양식어류 폐사에 수급 불안
폭염 장기화 가능성…명절 물가 촉각
서울 서초구 양재 하나로마트 채소판매대에서 시민들을 장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유례없는 폭염과 폭우에 농축수산물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추석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급격한 무더위에 채소류 가격이 급등한 데다, 가축과 양식어류까지 폐사하면서 먹거리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시금치 소매가격은 100g당 2121원으로 한 달 전보다 95% 급증했다. 한 달 만에 가격이 두 배 가량 뛴 것이다.
같은 기간 깻잎 50g은 1516원으로 53.6%, 오이 10개는 1만1069원으로 38.8%, 애호박 1개는 38.5%, 배추 한 포기는 61.3% 각각 상승했다.
이처럼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과 출하량 감소로 채소류 가격이 치솟으면서, 더위가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이른바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상순 주요 채소류 도·소매 가격이 평년보다 낮고 올해 생산량도 대체로 증가한 만큼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사과를 고르고 있다. 사진의 사과 가격은 기사와 무관. ⓒ뉴시스
추석 성수 품목인 사과와 배의 작황도 변수다.
아직 수확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최종 생산량을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상품성이 높은 과일 공급이 줄면 명절 수요와 맞물려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 19일 오전 8시 기준 사과와 배, 단감의 폭염·가뭄 피해 신고면적 가운데 경남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99.2%에 달했다.
구체적인 품목별 피해 신고면적은 단감 1696.7헥타르(㏊), 사과 54.6㏊, 배 53.8㏊다. 전체 재배면적에서 피해 신고면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감 17.2%, 사과 0.2%, 배 0.6%로 집계됐다.
전남 무안군 한 양돈농가 축사에서 돼지들이 더위에 지쳐 누워있다. ⓒ뉴시스
축산 현장도 안심할 수는 없다.
지난 7일 기준 가축재해보험에 신고된 폭염 폐사 가축은 90만1602마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85만6220마리로 약 95%를 차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폐사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55%이고 전체 사육 마릿수와 비교하면 닭고기 수급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같은 날 육계 소매가격은 ㎏당 5925원으로 지난 2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6000원을 밑돌았다.
다만 고온현상이 지속돼 가금류 폐사가 이어질 경우, 관련 품목의 공급 감소로 가격 상승 압력이 재차 커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 뉴시스
수산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는 268만2205마리로 집계됐다. 전국 35곳 해역 가운데 고수온 경보가 발효된 곳만 31곳에 달한다.
고수온 경보는 해역의 수온이 28도에 도달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그럴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생산 여건 악화로 밥상에 자주 오르는 일부 어류의 가격도 뛰고 있다.
수협노량진수산이 발표한 이달 1주차 주간 수산물 동향에 따르면 고등어 1kg 평균 경락 가격은 28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4% 상승했다. 갈치 1kg은 1만6700원으로 41.5% 올랐으며, 자연산 광어 23.5%, 자연산 농어가 10.7% 올랐다.
이번 피해 물량은 전체 사육 물량 3억6805만마리의 0.23% 수준으로 당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해양수산부의 설명이다.
현재 피해 규모 만으로 수산물 전반의 수급 차질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일부 어종 가격은 이미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어 고수온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 발표처럼 현재까지는 일부 채소류와 어류를 제외하면 농축수산물 전반의 수급 차질이 현실화한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폭염과 고수온이 장기화하고 추석 수요까지 겹칠 경우 공급 감소가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기상 상황이 추석 물가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정부도 추석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수급 관리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농업재해대책상황실 비상체계를 유지하면서 사고수습지원본부를 운영 중이며, 해수부는 현장점검을 통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피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