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풀려도 이자 부담 눈덩이…영끌족은 ‘한숨만’
입력 2026.08.19 14:56
수정 2026.08.19 14:58
총량규제 완화에도 치솟는 대출금리
코픽스 4개월째 오름세, 가산금리 역대 최고
주담대 상단 7%대 중반…가계 부실 경고등
코픽스나 금융채 등 지표금리와 가산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나날이 불어나고 있다.ⓒ연합뉴스
금융당국이 8·13대책을 통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당초보다 2배 확대하기로 하면서 그간 꽉 막혔던 대출이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총량규제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은행들이 좀처럼 대출 문턱을 낮추지 않고 있다.
가산금리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역시 4개월째 오르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실정이다.
19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18%로 한 달 전 3.05% 대비 0.13%포인트(p) 상승했다.
앞서 4월부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면서 2024년 12월(3.22%)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SC제일·한국씨티)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된다.
코픽스 상승은 당장 이날부터 은행권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반영된다.
KB국민은행의 6개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기존 4.25~5.65%에서 4.38~5.78%로 인상됐다. 우리은행은 기존 4.56~5.76%에서 4.69~5.89%로 올랐다.
시중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6%대에 바짝 다가섰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이 적용하는 가산금리도 상승세다.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다.
지난 6월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 가산금리는 3.27%로 조사됐다.
지난 2019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 1월 3.05%였던 것과 비교하면 0.22%p 정도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코픽스나 금융채 등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차감해 결정된다.
지표금리와 가산금리가 동반 상승 흐름을 나타내는 만큼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들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 연 4.70~7.44%로 이미 금리 상단이 연 7%대 중반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이 맞물리면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8%대를 터치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선 지난 4월부터 이어진 당국의 무리한 총량규제가 고금리 장벽을 견고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은행들은 인위적으로 금리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고, 높은 이자 부담을 떠안은 차주들은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문제는 강도 높은 규제가 시행됐음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잡히지 않고 있단 점이다. 정책 부작용은 고스란히 차주들의 몫으로 남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주택관련대출 증가액은 12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8조1000억원에서 50.62% 증가했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예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액은 12조8000억원으로 2021년 3분기(13조70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당국이 실수요자 중심 대출 여력을 확대하고 은행이 총량 관리 기조에 맞춰 대출 수요 억제에 나서고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 압력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수세가 거센 데다 증시 조정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다시 부동산으로 유입될 수 있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이 총량 증액 목표치를 3%로 조절했지만, 이미 상반기 총량을 맞추는 과정에서 높아진 가산금리와 왜곡된 금리 구조가 단기간에 제자리로 돌아오기 힘들다”며 “정책이 차주들에게 막대한 이자 부담을 전가한 만큼 시장 원리에 맞는 정교한 건전성 관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