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민주화' 내건 SK네트웍스, 3년째 사업 곳곳에 AI 심는다
입력 2026.08.19 14:58
수정 2026.08.19 16:36
2024년 AI 전환 선언 후 실제 적용 확대
업스테이지·엔코아 등 AI 투자 지속
본사 업무부터 자회사까지 AI 접목
SK네트웍스 홈페이지. SK네트웍스 홈페이지 캡쳐
SK네트웍스가 'AI 민주화'를 비전으로 내걸고 추진한 AI 중심 사업 전환을 실제 사업과 업무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AI 전문기업 투자와 데이터 사업 인수에 그치지 않고 본사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적용하고 주요 자회사에서도 AI 기반 사업을 구체화하면서 당시 제시한 AI 중심 사업형 투자회사 모델을 실행에 옮기는 모습이다.
19일 SK네트웍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사내 AI 인프라에 업스테이지 문서 AI를 도입했다. 구매결재와 전자전표 검토를 위한 AI 에이전트를 개발·도입했으며 세무·RM 업무 자동화와 단말 유통사업 고도화를 위한 AI 에이전트 개발도 진행 중이다.
SK네트웍스의 AI 전략은 외부 투자와 사업 기반 확보에 이어 기존 사업과 내부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됐다. 2023년 데이터 전문기업 엔코아 지분 88.47%를 951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2024년 AI 전문기업 업스테이지에 투자했고 올해 2월에는 업스테이지에 47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5월에는 시리즈C에도 참여해 약 5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등 AI 관련 투자를 이어갔다. SK네트웍스는 올해 2월 추가 투자 목적에 'AI 관련 투자 및 사업 시너지 제고'를 명시했다.
이 같은 투자와 함께 AI 적용 범위도 넓어졌다. 지난해에는 그룹 AI 도구와 워커힐 AI 전략 엔진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사내 AI 인프라에 업스테이지 문서 AI를 적용하고 구매·회계·세무·정보통신 유통 등 반복 업무를 중심으로 AI 자동화 프로젝트를 확대했다. AI를 별도 성장사업으로 육성하는 데서 나아가 기존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적용하는 단계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자회사에서도 AI 접목이 사업모델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엔코아는 AI 모델과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AI 레디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데이터 맥락지도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인텔릭스는 환경가전 중심 사업에서 AI 기반 웰니스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지난해 10월 웰니스 로보틱스 브랜드 '나무엑스'를 출범시켰다. 나무엑스는 AI 자율주행과 음성 제어, 비접촉식 바이탈 사인 체크 등을 활용한 웰니스 솔루션을 제공한다.
SK네트웍스가 AI 전환을 공식적인 성장전략으로 내건 건 2024년이다. 당시 연례 기업설명회에서 'AI 민주화'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고 보유 사업에 AI를 접목해 사업모델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본사와 투자사의 사업모델 혁신과 AI·로보틱스 분야 신규 성장동력 발굴 등의 성과를 통해 2026년 영업이익을 당시의 3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AI 중심 사업지주회사로의 전환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도 병행했다. SK네트웍스는 2024년 SK렌터카를 매각한 데 이어 SK일렉링크의 최대주주 지위를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 넘겼다.
다만 AI 전환이 전체 수익성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진 단계는 아니다. SK네트웍스의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은 1조4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48억원으로 42.4% 줄었다.
정보통신 부문은 단말 판매 감소와 마케팅 비용 집행 시점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SK인텔릭스도 신제품 출시 관련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이익이 줄었다.
반면 기존 사업 가운데 성장세를 보인 곳도 있다. 2분기 워커힐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증가했고 스피드메이트는 36억원으로 27.4% 늘었다. 올해 연결 편입된 인크로스의 영업이익은 별도 기준 28억원으로 집계됐다.
SK네트웍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582억원으로 2026년 영업이익 7000억원 목표와는 격차가 있다. 당초 목표를 제시할 당시 2373억원이던 영업이익의 3배 수준을 목표로 잡았지만 이후 SK렌터카 등 주요 사업을 매각하면서 기존 이익 기반도 달라졌다.
대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재무 부담을 낮추면서 AI를 비롯한 미래 성장 영역에 투자할 기반을 마련한 만큼 현재 전환 성과는 수익성뿐 아니라 사업구조 변화까지 함께 볼 필요가 있다.
AI 투자가 기업가치로 연결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업스테이지는 지난 18일 정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차 단계평가에서 다음 단계 진출 3개 팀에 포함되면서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확보했다. 앞서 정부는 4개 정예팀 가운데 3개 팀을 2차 단계평가를 통해 추리는 일정을 진행했다.
업스테이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차 단계평가 통과로 AI 투자 성과가 향후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결과에 따라 보유 중인 업스테이지 지분가치가 다시 재평가될 여지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