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시설 고추 물 주기 기준 제시…“-20kPa가 적정”
입력 2026.08.19 11:00
수정 2026.08.19 11:00
-20kPa 도달 때 관수…기존 타이머 방식보다 상품 수량 증가
-40~-30kPa 조건보다 13.3%·-60~-40kPa보다 39.9% 많아
타이머 제어 모습. ⓒ농촌진흥청
시설 고추를 재배할 때 토양 수분 장력이 -20킬로파스칼(kPa)에 도달한 시점에 물을 공급하면 기존 타이머 방식보다 8월 홍고추 상품 수량이 14.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토양 수분 장력 값을 활용해 시설 고추의 물 주기 시점을 정하는 기준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토양 수분 장력은 흙 입자가 물을 끌어당기는 힘을 압력 단위인 kPa로 나타낸 값이다. 음수의 절댓값이 클수록 토양이 건조하고 고추가 물을 흡수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의미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비가림 시설에서 재배하는 고추의 뿌리 주변에 토양 수분 장력 센서를 설치하고 토양이 마른 정도에 따라 자동으로 물을 공급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비교를 위해 정해진 시간에 물을 공급하는 타이머 방식도 적용했다.
실험은 토양 수분 장력이 -20kPa, -40~-30kPa, -60~-40kPa에 도달했을 때 각각 물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20kPa에서 물을 공급한 고추는 뿌리 주변의 수분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토양에 수분이 충분히 유지되면서 지온 변화가 적고 뿌리 발달도 양호했다. 질소·인·칼륨 등 주요 양분을 흡수해 이용하는 효율도 3개 실험 조건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토양이 더 건조해진 -40~-30kPa와 -60~-40kPa에서 물을 공급한 고추는 생육 후반에 뿌리의 수분 흡수 능력이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생육이 위축됐다.
상품 수량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20kPa 조건에서 재배한 8월 홍고추의 상품 수량은 10아르(a·약 300평)당 1360kg으로 기존 타이머 방식보다 14.6% 많았다. -40~-30kPa 조건보다는 13.3%, -60~-40kPa 조건보다는 39.9% 증가했다. 고추는 첫 수확 후 5~8주에 해당하는 8월에 수량이 가장 많았다.
농가에서 이 기술을 적용하려면 고추 포기의 점적 호스에서 옆으로 10~15cm 떨어진 지점에 센서를 설치해야 한다. 설치 깊이는 지표면 아래 10~15cm의 뿌리 층이며 센서의 감지부가 흙과 빈틈없이 닿도록 묻어야 한다.
센서를 자동 관수 장치와 연결한 뒤 토양 수분 장력이 -20kPa에 도달하면 물 공급을 시작하고 수분이 회복되면 공급을 멈추도록 설정한다. 농진청은 이 기준이 여름철 고온기에 시설 고추의 관수 시점을 정밀하게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유인호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토양 수분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고추가 필요한 때 물을 주는 데이터 기반 기술”이라며 “고온기 수분 스트레스를 줄이고 품질 좋은 고추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데 현장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더욱 보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