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노동자 임금 다른 데 못 쓴다”…건설·조선업 임금구분지급제 시행
입력 2026.08.19 09:00
수정 2026.08.19 09:00
건설·조선 임금체불 방지 강화
임금구분지급제 제도 개관. ⓒ
내년부터 건설·조선업의 30일 초과 도급 사업에서는 도급대금 가운데 노동자 임금에 해당하는 비용을 따로 지급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시행령’과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9일 밝혔다. 개정안은 내년 1월 1일 시행되는 ‘임금구분지급제’의 적용 대상과 임금비용 지급 절차 등을 구체화했다.
임금구분지급제는 도급인이 매월 도급금액 가운데 임금비용을 별도로 지급하고, 수급인이 이를 실제 노동자 임금으로 지급했는지 확인하는 제도다. 수급인이 지급받은 임금비용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도 금지한다.
정부는 다단계 하도급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돌아갈 임금비용이 다른 용도로 쓰이면서 체불로 이어지는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임금체불 근절 대책’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다.
기존에는 공공부문 건설공사에만 임금구분지급제가 적용됐지만 근로기준법으로 제도를 이관하면서 적용 범위가 크게 넓어진다.
건설업과 조선업에서 도급기간이 30일을 초과하는 사업은 공공·민간 구분 없이 대상이 된다. 건설업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을 추진 중인 ‘발주자직접지급제’와 적용 범위를 맞춘다.
조선업은 선박 건조 또는 수리를 목적으로 하는 도급사업 가운데 선박 1척을 기준으로 최초 발주금액이 120억원 이상인 사업에 적용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다만 조선업에 처음 도입되는 제도인 점과 공공 전자 대금지급 시스템의 민간 개방 일정 등을 고려해 첫해에는 500억원 이상 사업부터 시작한다. 이후 240억원, 120억원으로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도급인은 수급인이 임금을 제대로 지급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임금명세서와 사회보험료 납부내역 등을 제출받을 수 있다. 사업장이 자체 전자 대금지급 시스템 등을 통해 임금을 지급한 경우에도 임금구분지급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한다.
노동부는 20일부터 9월 29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를 거쳐 현장 의견을 수렴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조선업 등 관련 업종의 ‘표준하도급계약서’에도 임금구분지급 관련 항목을 반영하도록 협의할 계획이다.
제도 시행 이후에는 실태조사를 거쳐 다단계 도급이 이뤄지는 다른 업종과 사업 유형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도 검토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임금구분지급제는 다단계 도급구조로 인해 하수급인 노동자에게 발생하는 임금체불을 막기 위한 대표적인 과제”라며 “도급인이 수급인의 임금 지급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는 등 현장에서 실제 체불이 줄어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