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개발 놓고 정부-서울시 정면충돌…주택 공급 vs 녹지 보존
입력 2026.08.19 07:25
수정 2026.08.19 07:25
국제업무지구·용산공원 등 핵심 공급처로 지목됐지만
오세훈 서울시장 “사회적 논의 없이 강행해선 안 돼”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도 ‘발목’, 법 개정 선행돼야
용산어린이공원 일대.ⓒ뉴시스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용산이 정부의 차기 대규모 주택공급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캠프킴에 이어 용산공원까지 후보지로 거론되지만, 공급 규모와 개발 방향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이견이 커 실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9일 정부와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20일 서울지역 주택공급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면담의 최대 쟁점으로는 용산 일대 주택공급 문제가 꼽힌다. 정부는 도심 내 공급 부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용산을 핵심 공급처로 활용하려는 모습이지만, 서울시는 국제업무 기능 훼손과 녹지 축소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올해 1·29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용산을 국제업무지구(1만가구), 캠프킴 부지(2500가구) 등 공급 핵심 부지로 선정·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 발표 직후 서울시는 이 같은 계획에 반발하며 최대 8000가구 이상 공급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규모를 넘어설 경우 국제업무지구의 주거비율이 높아져 업무·상업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용산을 둘러싼 갈등이 6·3 지방선거 이후 오세훈 시장 연임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정부가 용산공원까지 주택공급 후보지로 공식 거론하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이견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용산어린이정원은 너무 좁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며 “용산어린이공원을 비롯한 용산공원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연내 7만3000가구 규모 신규택지 후보지 발표를 예고한 상황 가운데 용산어린이정원 일대가 공급 후보로 언급된 데 이어 정부가 검토 대상을 약 300만㎡ 규모의 용산공원 전체로 확대하는 것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주택용지로 활용하는 방안에 선을 긋고 있다.
오 시장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후 SNS를 통해 “대통령께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 분명히 반대의 뜻을 말씀드렸다”며 “주택은 다른 곳에도 지을 수 있지만 한번 사라진 도심 녹지는 다시 만들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만큼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강행해서는 안 된다”
용산공원 주택공급은 서울시의 반대 뿐만 아니라 법 개정이라는 관문도 넘어야 한다. 지난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는 본체 부지 전체를 용산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원칙과 함께 이 부지를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등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용산공원에 대규모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선, 특별법 개정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공급 규모에 따른 교통 및 기반시설 확충 문제를 비롯해, 토양 오염 정화 작업 등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 직면한 주택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용산공원은 서울의 미래를 위해 남겨 놓고 신중하게 개발을 하자는 것이 주된 의견들이었다”며 “서울 내 주택 문제 만을 해결하기 위해 전면적으로 용산을 주택단지로 개발하자는 얘기는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합개발을 진행하면서 적정한 주택공급 물량을 확보할 필요는 있지만, 주택 부족 문제를 용산 개발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서울이 해외와 비교하면 용적률이 낮은 편인데, 용적률을 높여 저층 주거지를 개발하는 방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