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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로 10분 만에"…혈관질환 신속 진단 길 열렸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8.18 11:48
수정 2026.08.18 11:48

서울아산병원·DGIST, 초고속 진단 플랫폼 ‘SAFE’ 개발

심혈관질환 관련 마이크로RNA 91.4% 정확도로 검출

RNA 추출 없이 직접 분석…응급실 등 신속 진단 활용 기대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 DGIST 화학물리학과 홍선기 교수. ⓒ서울아산병원

혈장 한 방울만으로 약 10분 안에 혈관질환과 관련된 분자신호를 분석할 수 있는 초고속 진단 플랫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별도의 RNA 추출 과정 없이 혈액 속 핵심 바이오마커를 직접 검출하는 방식으로, 향후 응급실 등 신속한 판단이 필요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기대된다.


18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준엽 안과 교수와 홍선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혈장 내 세포외소포를 별도로 분리하거나 일련의 과정 없이 약 10분 만에 마이크로RNA를 직접 검출할 수 있는 플랫폼 ‘SAFE’를 최근 개발했다.


세포외소포는 세포가 분비하는 수십,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입자다.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과 핵산, 마이크로RNA 등을 담고 있어 최근 차세대 액체 생검의 핵심 바이오마커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기존에는 세포외소포를 분리하고 RNA를 추출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해 분석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전문 장비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초음파를 이용해 리포좀과 세포외소포를 빠르게 융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분자 비콘을 세포외소포 내부로 전달해 별도의 RNA 추출 없이 마이크로RNA를 직접 검출하는 방식으로, 전체 분석 시간을 약 10분까지 단축했다.


연구팀은 실제 환자의 혈장을 이용해 임상 적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심혈관질환 환자 20명과 건강인 15명의 혈장을 분석한 결과, SAFE 플랫폼은 심근 손상과 관련된 대표적인 마이크로RNA인 miR-133a와 miR-208a를 각각 약 91.4%의 정확도로 검출했다.


연구팀은 SAFE 플랫폼을 응급실 등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의료 현장에 적용할 경우 혈관질환을 신속하게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암과 신경퇴행성질환, 안과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세포외소포 기반 분자진단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기대했다.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연구팀은 그동안 황반변성을 비롯한 다양한 망막혈관질환에서 세포외소포 내부의 마이크로RNA를 분석하는 것이 질병의 발생 기전과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며 “SAFE 플랫폼이 향후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 질환을 신속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 결정 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 및 개인기초연구사업, DGIST 연구개발사업,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및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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