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민석 호명에 환호·눈물, 정청래 지지자들은 허탈…막 내린 민주당 전대
입력 2026.08.17 20:35
수정 2026.08.17 20:39
17일 민주당 전당대회 최종 결과 발표
정청래 꺾고 신임 대표에 김민석 선출
행사 진행 도중 한 당원 난동 피우기도
17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 모인 김민석 후보 지지자들이 김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당선 축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김민석, 김민석!"
"정청래, 정청래!"
17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는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결과 발표를 앞두고 행사장 곳곳에서 당대표 후보들의 이름이 터져 나왔다. 개표 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지지자들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이날 오후 5시58분쯤 개표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곳곳에서 한숨이 나왔다. 1분 뒤 앞쪽 스크린에 정청래 후보의 모습이 나오자 정 후보 지지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청래"를 연호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민석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정청래 거짓말하지 마라. 당대표는 김민석"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후 6시26분쯤 후보들이 차례로 행사장에 들어서자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각 후보 지지자들은 "정청래", "김민석"을 번갈아 외쳤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행사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곧이어 소병훈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당대표 후보 가운데 과반 득표자가 없다고 발표하자 정 후보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반면 김 후보 지지자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선호투표제에 따른 표 재배분 결과가 발표되면서 분위기는 순식간에 뒤집혔다. 김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김 후보 지지자들은 '당선 축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환호했다. 서로 얼싸안거나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도 보였다.
반면 정 후보 지지자들은 굳은 표정으로 결과를 지켜봤다. 일부 지지자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기념촬영과 당기 이양이 이어지자 김 후보 지지자들은 박수를 보내며 새 지도부 출범을 축하했다.
오후 7시쯤 수락연설을 앞두고 행사장에서는 다시 "김민석"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지자들은 다시 한번 서로를 끌어안으며 승리를 자축했다.
이날 전당대회장은 결과 발표를 앞둔 긴장감 못지않게 시작 전부터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에도 낮 12시가 되자 행사장 밖에서 대기하던 당원들이 속속 입장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일부 당원들은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전국 각지의 지명이 적힌 깃발을 든 당원들이 지역별로 모여 입장했고 노란 바람개비를 든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전당대회장 앞에는 민주당 관련 기념품을 판매하는 굿즈 매장도 마련됐다. 일부 당원들은 매장을 둘러보거나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17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 앞에는 당원들이 모여 각자 지지하는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전당대회 시작 전 건물 밖에서는 후보별 응원전이 펼쳐졌다. 김 후보 지지자들은 춤을 추며 응원했고, 송 후보 지지자들은 깃발을 흔들었다. 정 후보 지지자들은 '알정찍'(알겠어 정청래 찍을게)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지지를 호소했다.
전날까지 최고위원 당선권 밖에 있던 김용 후보 지지자들은 장내에서 "김용을 살려주십시오"라고 외치며 마지막까지 한 표를 호소했다.
돌발 상황도 발생했다. 전당대회가 시작된 직후인 이날 오후 2시쯤 한 당원이 행사장 내부 구조물 위로 올라가 비명을 지르며 소동을 벌였다. 이 당원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포스터를 들어 올렸다가 바닥으로 던지기도 했다. 이후 한 층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서 현장은 술렁였다.
아찔한 상황이 이어지자 소방대원 10여명과 경찰관 30여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소방대원들이 구조물에 접근하자 해당 당원은 내려오지 않겠다며 위협적인 행동을 이어갔다.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바닥에 에어매트를 설치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현장에서 난동을 부리던 한 당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포스터를 들고 있다.ⓒ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현장에 있던 김현 민주당 의원 등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당원 여러분 자리에 착석해 달라"고 호소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빨리 내려오라", "제주도 내려가야 한다"며 조속한 행사 재개를 촉구했다.
결국 해당 당원은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구조물에서 내려왔고 경찰에 체포돼 행사장 밖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해당 당원은 "누가 돼도 상관없는데 민주당다운 대표가 돼야 한다"며 "민주당에 반명이 어딨고 친명이 어딨느냐"고 외쳤다. 또 "이재명 대통령도, 김민석도, 송영길도 좋아했다"면서 "개혁적인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는 이 당원이 정 후보 지지자로 추정된다는 말도 나왔지만 정확한 소속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전당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54.08%를 얻은 김 후보는 정 후보(45.92%)를 꺾고 신임 당대표에 선출됐다. 6개 권역 권리당원 투표에서 누적 49.91%(대구·경북·경남 5% 가산 시 49.90%)로 정 후보를 8.40%p 앞선 김 후보는 대의원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하고 선호투표에 따른 표 재배분을 거쳐 최종 승리를 확정했다.
최고위원에는 최민희(재선)·박선원(초선)·서미화(초선)·이성윤(초선)·한민수(초선) 의원이 차례로 선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