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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진영 허물기'…국민통합 포석일까, 사법리스크 방어용일까 [기자수첩]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08.18 07:00
수정 2026.08.18 07:00

보수인사 발탁하고 야권 개헌파와 골프 회동

단순 개헌용 포석 넘어 정계 개편 염두 해석

사법 리스크 해소 위한 '정치적 방어막 구축' 의구심도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의 진영을 허무는 파격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보수진영 인사 발탁부터 야권 개헌파와의 접촉까지, 경계를 넘나드는 외연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여의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단순한 개헌용 포석을 넘어 정계 개편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외연 확장의 궁극적 목적이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정치적 방어막 구축'이라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이 대통령은 최근 개헌에 전향적인 국민의힘 일부 중진 의원들과 골프 회동을 갖고, 개헌 추진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임기 단축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서도 '4년 중임제 또는 연임제' 권력구조 개편안을 언급하며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수용하겠다는 것은 2022년 대선 당시의 공식 입장이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개헌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서는 재적의원(299명) 3분의 2인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의원(109명) 중 최소 10명 이상의 이탈표가 필수적이다. 때문에 야권 인사들과의 골프 회동이 1차적으로는 개헌 동력 확보를 위한 수순으로 읽히지만, 한편으로는 판을 흔들기 위한 '정치적 전략'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서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해 '구조적 다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개헌이라는 초당적 의제를 고리로 야권 내 개헌파와 접점을 넓혀 기존의 여야 구도를 허무는 새로운 정치적 연대를 모색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도·보수를 향한 이 대통령의 외연 확장 의지는 파격적인 인선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를 총리급인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바른미래당 출신 김성식 전 의원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을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각각 지명했다. 비록 이병태 전 부위원장은 '5·18 발언' 논란으로 자진 사퇴하고, 이혜훈 전 의원은 갑질 및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으로 지명이 철회됐으나, 외연 확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지난 6월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을 민정수석으로 발탁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한 수석은 고(故) 최병렬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전 대표의 사위다.


최병렬 전 대표와 이혜훈 전 의원의 시아버지인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 모두 과거 노태우 정권의 '민정계'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보수진영의 뿌리 깊은 인사들까지 아우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를 의구심을 갖고 바로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여권 세력만으로는 사법적·정치적 부담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진영을 초월한 지지 기반을 구축해 사법부를 압박하고 국면 전환의 주도권을 쥐려는 '사법 리스크 털어내기용'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4일 취임사에서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분열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영의 경계를 허무는 이 대통령의 대담한 외연 확장 행보가 자신의 최대 약점인 '사법리스크 극복용'인지, 진정한 국민 통합과 실용 정치를 위한 포석인지,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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