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 넘어 20년 전 명작 각본집까지…‘스크린셀러’의 진화
입력 2026.08.17 14:14
수정 2026.08.17 14:14
영화 '오디세이' 흥행에 원작 '오디세이아' 만화 '오디세이아' 등 폭넓게 관심
각본집으로 깊이 더하는 요즘 독자들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서점가로 이어지는 ‘스크린셀러’(Screen Seller) 현상이 두드러진다. 영상화된 원작 소설을 찾아 읽는 것을 넘어, 영화의 서사와 연출을 깊이 있게 곱씹는 각본집으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개방한 지 20년이 넘은 영화의 각본집까지 재조명을 받으며 출판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오디세이아'·영화 '클래식' 각본집 표지
극장가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흥행한 화제작들은 서점가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영화 ‘오디세이’의 흥행에 힘입어 원작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가 교보문고 8월 2주차 베스트셀러 8위에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일리아스’와 ‘일리아스&오디세이아’ 세트 등 관련 도서들도 20위권에 진입했다.
상반기 출판가를 뜨겁게 달군 도서 역시 영화의 원작 소설이었다. 출판진흥원이 공개한 올해 상반기 종합 판매 순위 1위는 영화 개봉 이후 판매가 다시 늘어난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였다.
여기에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의 공개를 앞두고 양장 특별판으로 새롭게 출간된 원작 소설 박민규 작가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까지. 영화, 드라마의 인기가 독서 수요를 폭발시키는 흐름은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
작품의 배경 및 세계관 전반으로 영역이 확장되기도 한다. 영화 ‘오디세이’의 흥행과 맞물려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 ‘한권으로 읽는 오디세이아’ 등이 주목받는가 하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 후 단종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단종애사’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작품의 세계관을 깊이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의 관심사가 넓어지는 모양새다.
영상의 여운을 활자로 간직하려는 독자들로 인해 각본집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인기 드라마 대본집에 이어 ‘왕과 사는 남자’ 각본집이 뜨거운 사랑을 받았으며, ‘오디세이’ 각본집 역시 출간을 앞두고 예약 판매 단계에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개봉 20년을 훌쩍 넘긴 영화 ‘클래식’의 각본집이 출간돼 각본집 출간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영화의 오리지널 각본을 중심으로 창작 과정과 기록, 스틸컷 등을 함께 담아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신 흥행작의 후광에만 기대는 것이 아닌, 각본집 그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팬덤의 소비 패턴과도 맞닿아 있다. 인기 영화, 드라마 또는 스타의 영향력에 기댄 단발성 기획이 아닌 작품의 세계관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디깅 문화’가 출판 시장의 풍경을 다채롭게 바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