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할 생각 없다" 하영父 사과했지만...과거 기고문 공개되자 논란 증폭
입력 2026.08.11 16:01
수정 2026.08.11 16:04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영의 부친이 일간스포츠를 통해 사과와 해명에 나섰지만 과거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10일 서울 모처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하영의 부친 A씨는 가족을 대표해 안상호의 친일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조부의 친일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많은 분들에게 불편함을 끼쳐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일제강점기라는 중요한 역사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가족 구성원 모두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앞서 안상호는 친일단체인 대정실업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A씨는 당초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던 데 대해 "가족에게 대대로 전해진 의친왕과 안상호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A씨는 자신이 보유한 서적 '한국 의학의 개척자'를 근거로 안상호가 의친왕의 진료를 맡았으며, 의친왕의 권유로 귀국해 조선을 위해 봉사하게 됐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또 안상호가 1915년 한국인 의사들을 규합해 한성의사회를 조직하고 초대 회장을 지냈다고 설명했다.
안상호가 일본인 여성과 혼인하고 일본식 생활을 했다는 1918년 매일신보 기사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A씨는 "안상호의 부인이자 저의 조모가 일본인이라는 것은 사실"이라며 의친왕의 소개로 혼인이 이뤄졌으며, 일본 여성과의 결혼 자체를 친일과 연결해 생각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조부의 과거사를 미화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조부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살아갔는지 처음부터 다시 한번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와 관련된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태도로 역사를 다시 공부하고 배워가면서 후손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실천하며 겸손하게 살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KBS 방송 영상 갈무리
하지만 A씨의 사과와 해명이 나온 직후인 11일 과거 그가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까지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며 논란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지난 2002년 중앙일보에 실린 해당 글은 A씨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쓴 글이다. A씨는 당시 자신의 집안을 대대로 의료계에 몸담아온 '의료 명문'이라고 표현하며 증조부 안상호와 조부 안부호의 이력을 소개하고 자신의 학력과 의사로서의 경력도 상세히 적었다.
특히 "따지고 보면 지금 내가 너에게 이런 얘기를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것도 세월이 우리 편에 서서 고맙게 흘렀기 때문"이라는 문장이 최근 논란과 맞물려 재조명됐다.
해당 표현은 선천성 장애를 갖고 태어난 딸을 두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변화하는 시대를 맞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쓰였다. 그러나 증조부의 친일 행적 의혹이 불거진 직후 해당 글이 공개되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표현의 적절성을 지적하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하영의 증조부를 둘러싼 친일 의혹이 확산되면서 광고업계에서도 손절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11일 삼성전자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됐던 하영의 광고 영상이 비공개로 전환됐으며 의류 브랜드 아티드 역시 하영이 출연한 광고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양측 모두 비공개 전환에 대한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하영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광고주 측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상호(뒷줄 오른쪽·양복 차림)와 그의 일본인 아내(뒷줄 왼쪽) 그리고 일본식 복장을 한 자녀들(앞줄) ⓒ나무위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