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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의 ‘농담’으로 드러난 대학로에 대한 ‘대중적 편견’ [이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8.08 09:59
수정 2026.08.08 10:00

“대학로 소극장은 창작의 산실...동정 아닌 존중 필요”

“대학로에선 뮤지컬을 안 해” “소극장 뮤지컬은 (작아서) 마이크를 차지 않아도 돼” -방송인 신동엽 (유튜브 '짠한형' 방송 中-


“최근 저의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제게 대학로는 매우 특별한 공간이다. ‘지하철 1호선’ ‘김종욱 찾기’ 등 수많은 명작들을 대학로에서 관람하며 깊은 울림과 감동을 느껴왔다. 그렇기에 대학로 무대와 공연 예술에 대해 늘 애정과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방송 중 출연진과 대화 과정에서 오가는 농담에 치우친 나머지 현장의 실제 환경과 수많은 분들의 노고를 배려하지 못한 가벼운 발언을 하고 말았다. 저의 부족한 언행으로 불편함과 상처를 느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어떤 자리에서든 언행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무대 예술을 만드는 분들의 헌신에 늘 겸손한 마음을 가지겠다.” -방송인 신동엽 공식 사과문-


ⓒ'짠한형'

방송인 신동엽이 지난 3일 유튜브 콘텐츠에서 한 대학로 소극장 관련 발언과 이어진 사과문 발표는 표면적으로 일회성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당사자의 즉각적인 사과 이후에도 현장에선 씁쓸함이 남았다. 이유는 대학로 무대 예술을 바라보는 대중과 미디어의 무의식적 편견을 그대로 투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중매체는 대학로를 주로 ‘스타 배우들이 무명 시절 고생하던 추억의 장소’나 ‘배고픈 연극인들이 땀과 목청으로 때우는 열악한 공간’으로 소비해 왔다. 이 같은 낭만적 동정론은 소극장 무대를 대형 공연의 하위 단계나 아마추어적 공간으로 지레짐작하게 만드는 낡은 고정관념을 만들었다.


그러나 관객과 무대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소극장일수록 배우의 숨소리, MR 및 라이브 세션과의 조화, 섬세한 음향 조율이 훨씬 까다롭게 이뤄져야 한다. 작은 소음이나 음향 불균형이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공간 특성상, 소극장은 세심한 기술이 필요한 무대 예술 현장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분석 보고서는 대학로 소극장이 지닌 무대 예술적 비중과 실제 규모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KOPIS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상연된 대학로 공연은 총 1377건, 5만 3943회에 달하며 약 1105억 9138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대학로 공연은 701건, 2만 5716회 상연되어 판매액 약 600억 9114만원을 나타냈다. 특히 전국 연극 장르 전체 회차 중 1석~300석 미만 소극장 비중은 2025년 86.0%, 2026년 상반기 84.3%로, 소극장이 한국 연극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와 별개로 실제 대학로 소극장의 재정적 현실이 녹록진 않다. 수천 건의 공연과 수백억 원의 매출 지표는 대형 상업극이나 유명 스타 캐스팅 작품, 일부 흥행 오픈런 작품으로의 ‘매출 쏠림’이 만들어낸 착시를 포함하고 있다. 대다수 소극장 창작자와 제작사는 임대료, 인건비, 무대 제작비 등 고정 원가 상승에 직면해 있으나, 대극장과 달리 관객 저항선으로 인해 티켓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


실제로 2025년 연극 장르의 티켓 1매당 평균 판매액은 2만 6145원에 불과해 타 장르 대비 현저히 저평가돼 있다. 이로 인해 제작 원가 회수가 불가능해지면서 수많은 중소 제작사와 실험적 작품들이 공공 지원금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거나 적자를 떠안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대학로 소극장은 상업적 위험 부담 때문에 대형 자본이 선뜻 착수하기 힘든 실험적인 작품과 다양한 소재의 창작 연극·뮤지컬이 꾸준히 무대에 올려지는 공간이다. 대형 무대로 확장되거나 해외로 진출하는 주요 작품들 역시 초기 단계에서는 소극장 무대를 거치며 완성도를 검증받는다.


한 대학로 소극장 운영자는 “소극장은 그저 ‘기술적 요소가 정교하지 않은’ 혹은 ‘대극장의 하위 공간’이라는 편견에 가둘 수 없다. 더구나 대학로에서 공연을 봤고, 그것을 특별하게 여긴다는 신동엽 씨가 ‘농담’으로 대학로 무대를 소비한 건 안타까운 지점”이라며 “여전히 수익적 한계가 있고, 환경이 열악한 소극장이 많지만 대학로 소극장은 다양한 예술적 시도가 축적되는 지점이다. 이 기회에 소극장에 대한 대중의 편견이 조금은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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