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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성접대’ 런던 올림픽 동메달 박탈? 한국 축구 최대 명예 실추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8.07 14:42
수정 2026.08.07 14:42

성접대 파문이 불거진 대한축구협회. ⓒ 연합뉴스

한국 축구 명예를 실추시킬 어두운 그림자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과거 대한축구협회가 국제경기 당시 외국인 심판진을 상대로 조직적인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문체부 감사 보고서 내용이 폭로되면서다. 비록 공소시효 문제로 국제축구연맹(FIFA) 차원의 직접적인 실질 징계는 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엄격한 부정행위 제재 규정에 따라 2012 런던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이 박탈될 수 있다는 초유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16년 작성한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등 비리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과거 축구협회가 외국인 심판들에게 제공한 성접대 정황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었다. 당시 문체부 감사에서 파악되고도 외부에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던 이 보고서는 한국 축구의 도덕적 밑바닥을 그대로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접대 행위는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약 1년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대상이 된 경기는 월드컵 예선과 올림픽 예선 3경기, A매치 친선경기 4경기 등 총 7경기에 달하며, 접대를 받은 외국인 심판은 10여 명에 이른다.


충격적인 점은 접대 수법이다. 경기 당일 새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법인카드로 50만 원이 결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국가 대표팀의 경기를 공정하게 관장해야 할 국제 심판진을 상대로 공적 자금인 법인카드를 남용해 성접대를 제공하는 범죄를 저지른 셈이다.


성접대가 이뤄진 7경기 동안 대표팀은 5승 2무라는 무패 대기록을 작성했다. 대상 경기 목록을 살펴보면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비롯해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그리고 A매치 친선전 등이다.


다만 해당 접대는 정몽규 현 회장 체제가 아닌 조중연 전 회장 재임 당시 있었던 일로 알려졌다.


성접대 파문이 불거진 대한축구협회. ⓒ 연합뉴스

이번에 드러난 심판 성접대는 징계 강령상 가장 무거운 범죄 항목인 ‘승부조작 및 매수’, ‘뇌물 수수’에 직결된다. 그러나 사법적·행정적 처벌 조치는 현실적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FIFA 규정상 심판 매수 관련 징계의 공소시효는 5년으로 이미 만료됐다. 대한민국 형법상으로도 성범죄 공소시효(5~7년)가 지나 형사 고발 및 공소 제기가 불가능하다. 정식 조사가 이뤄지더라도 국제 축구 무대에서의 실질적 징계보다는 심각한 이미지 실추와 도덕적 타격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문제는 IOC의 입장이다. 시효가 지나 처벌을 면한 FIFA와 달리, IOC의 잣대는 차원이 다르게 엄격하다. IOC는 올림픽 대륙 예선 경기라 할지라도 심판 매수나 성접대 등 심각한 부정행위 정황이 사실로 입증될 경우, 올림픽 본선에서 거둔 성적과 메달을 전격 박탈한다는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IOC는 공소시효라는 개념 자체를 두지 않는다. 사건이 아무리 오래된 과거의 일이라도 올림픽의 공정성을 훼손한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수십 년 전 기록이라 할지라도 즉시 원천 말소하고 메달을 박탈하는 엄벌 추징 기조를 유지해 왔다.


만약 IOC가 이번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의 심판 매수 건을 문제 삼아 조사에 착수하고 부정행위를 확정 지을 경우, 2012 런던 올림픽 본선 3·4위전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획득했던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동메달'이 박탈당하는 비극을 맞이할 수 있다.


이번 사태로 한국 축구는 그동안 국제 무대에서 쌓아 올린 신뢰와 위상이 한순간에 바닥으로 추락했다. 15년 전의 과거 관행이라는 핑계 뒤에 숨기엔 사안의 무게가 너무나 무겁다. 스포츠맨십의 근간을 흔든 심판 매수 의혹과 그에 따른 IOC의 메달 박탈 가능성이라는 폭탄을 안게 된 대한축구협회가 이 초유의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지, 스포츠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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