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화 변동성' 언급…환율 1300원대 진입 날개 달까
입력 2026.08.06 16:14
수정 2026.08.06 16:18
베센트, 시장 안정 의지 시그널
SK하닉ADR·외국인 자금, 원화 강세 수급 뒷받침
"1300원대 가능, 중장기 효과 제한적"
"일회성 수급 효과 약화시 상승 가능성"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직접 지목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1300원대 진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 재무수장의 이례적인 원화 언급에 대해 시장에선 약달러 기조의 신호로 해석하지만, 일회성 수급 호재가 끝나는 4분기 이후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대비 0.7원 하락한 1423.8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일 기록한 연고점(1555.8원)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132원가량 급락했다.
최근 환율 하락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달러 매도 물량과 외국인 자금 유입,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 등 수급 요인의 영향이 컸다.
여기에 미국의 원화 관련 발언까지 더해지며 환율 하락 기대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베센트 장관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엔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다른 통화도 뒤따를 것"이라며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목격해 왔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장관이 특정국 통화의 변동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를 우리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를 사실상 지지하는 메시지로 해석한다.
다만 일회성 수급 호재의 시한을 고려하면 원화 강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SK하이닉스의 잔여 환전 물량이 소화되는 9월과 WGBI 단계적 편입 효과가 일단락되는 11월 이후에는 달러 유입 동력이 약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 역시 미 당국의 메시지와 수급 호재에 따른 단기 하락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하반기 재상승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는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갈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미국이 앞으로도 약달러 기조 아래 원화와 엔화를 지지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신호를 보낸다면 환율 하락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환율 하락이 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대미 투자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환율 문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이번 효과도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 역시 "미국이 원화 변동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의미 있는 신호여서 단기적으로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다"면서도 "통화가치 안정은 시장 개입만으로 한계가 있고 본질적인 여건이 개선돼야 하는 만큼 중장기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과 긴축 기조 유지, 내년 대차대조표 축소 가능성 등은 모두 달러 강세 요인"이라며 "단기 추가 하락은 가능하겠지만, 일회성 수급 효과가 약해지는 8~9월 이후에는 1400원 초·중반대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