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공동 연구팀, 공기 중 수분 활용 전기 생산 '피부 부착형' 전지 개발
입력 2026.08.06 10:59
수정 2026.08.06 10:59
전자피부·웨어러블 기기의 배터리로 활용 기대
전해질 건조와 알루미늄 자가부식 문제 동시 해결
연구 이미지. ⓒ아주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공기 중의 수분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초박막 피부 부착형 알루미늄-공기 전지를 개발했다. 얇고 가벼운 소재로 안정적으로 구동이 가능해 피부 밀착형 센서나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등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주대학교는 박성준 교수(전자공학과·지능형반도체공학과) 연구팀이 충남대·광주과학기술원(GIST)과 함께 공기 중의 수분을 활용해 장시간 작동하는 초박막 피부 부착형 알루미늄-공기 전지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아주대 전자공학과 박사후연구원인 박재일 박사가 제1저자로 연구를 진행했고 박성준 교수(아주대 전자공학과·지능형반도체공학과), 유승준 교수(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송우진 교수(충남대 응용화학공학과)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알루미늄-공기 전지(Aluminum-air battery, AAB)'란 알루미늄의 산화 반응과 공기 중 산소의 환원 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장치로, 풍부하고 저렴한 알루미늄 자원을 바탕으로 차세대 고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이 전지는 공기 중 산소를 양극 활물질로 활용하기 때문에 무거운 양극 소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는 데다, 수계 전해질을 기반으로 해 안전성이 높다. 전해질은 배터리에서 전기가 흐르는 회로의 역할을 하는데, 수계 전해질은 '물'을 기반으로 해 친환경적이고 비용 부담이 적은 데다 화재나 폭발 위험이 현저히 낮다.
특히 피부에 직접 부착하는 형태로 얇고 유연하게 구현할 경우, 전자 피부(Electronic Skin)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등의 독립형 배터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알루미늄-공기 전지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두께를 줄이기가 어렵다는 점이 한계로 남아 있었다. 전지의 두께를 줄일수록 포함 가능한 전해질의 양과 수분 저장 능력이 감소하는데, 이렇게 되면 전체 에너지의 용량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전해질을 얇게 만들되 공기 중의 물을 흡수함으로써 소모된 수분을 지속적으로 보충할 수 있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기존에 활용해 온 보습 첨가제나 부식 억제층은 전해질을 두껍게 만들거나 계면 저항을 높일 수 있어, 피부 밀착성과 높은 에너지 용량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변 공기에서 수분을 지속적으로 보충할 수 있는 '하이드로젤 전해질'을 개발해, 초박막 구조에서도 안정적인 이온전도 경로와 산소환원 반응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동시에 고농도 염과 물 분자 사이의 강한 상호작용을 통해 물의 반응성을 낮춰 알루미늄 음극의 자가부식을 억제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전해질의 수분 유지와 금속 음극 보호 기능을 하나의 초박막 전해질에 통합하고, 전체 두께 약 200um(마이크로미터, 1마이크로미터=0.001밀리미터) 이하에서도 높은 용량과 안정적인 구동 성능을 갖춘 피부 부착형 알루미늄-공기 전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또한 초박막 알루미늄–공기 전지의 세부 구성과 작동 원리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공기 중 산소를 받아들이는 초박막 스테인리스강 그물망 기반 공기극 △공기 중 수분을 스스로 흡수하는 염화리튬 기반 흡습성 하이드로젤 전해질 △고용량 알루미늄 음극으로 구성됐다. 특히 고농도 염화리튬 전해질은 주변 수분을 지속적으로 흡수해 전해질의 건조를 방지하는 동시에, 물 분자를 이온 주변에 강하게 결합시켜 알루미늄과 물 사이의 불필요한 부반응을 억제한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수분 유지와 부식 억제라는 두 기능을 하나의 초박막 전해질 안에서 동시에 구현했다.
공동 연구팀은 더불어 알루미늄 음극을 교체하는 기계적 재충전 방식도 제시했다. 전해질과 공기극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모된 알루미늄만 새것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1000회의 반복 교체 이후에도 0.7볼트 이상의 안정적인 전압을 유지함을 확인했다. 이를 기반으로 8000시간 이상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두 개의 전지를 직렬 또는 병렬로 연결해 전압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음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전지를 유기전기화학 트랜지스터 기반 생체신호 센서와 결합해 심전도와 근전도 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했으며, 최대 31.1데시벨의 높은 신호 품질을 확인했다.
박성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별도의 수분 저장 장치 없이 공기 중 수분을 활용해 초박막 전지의 건조와 알루미늄 부식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피부와 함께 움직이면서도 높은 에너지 용량과 안정적인 생체신호 측정 성능을 가진 새로운 피부 부착형 전원 설계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저비용 공기극, 장기적 피부 안전성, 대면적 제조 기술 등에 관한 후속 연구가 이어진다면, 별도의 무거운 전원 장치 없이 오랜 시간 구동가능한 완전 자립형 전자 피부와 웨어러블 건강관리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 내용은 '흡습성 전해질 기반 초박막 알루미늄-공기 전지를 통한 초밀착 피부 전자소자의 연속 구동(Ultrathin aluminum-air batteries via hygroscopic electrolytes for continuous operation of imperceptible on-skin electronics)'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소재 분야 저명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7월 온라인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