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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내란'까지 언급된 與전대…격랑으로 치닫는 친명-친청 표 대결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8.06 06:30
수정 2026.08.06 06:30

투표 종료 후 합동연설 방식에 불만

친명 "깜깜이 투표" 친청 "투표 내란"

당 지도부 "공식 입장 없다" 신중 모드

"투표율 올려 판세 바꿔보려는 전략"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김용, 김영호, 서미화, 한민수, 이성윤, 박선원, 임미애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올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이재명계와 친정청래계가 전당대회 투표 방식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이 "후보 정견도 듣지 못한 채 투표하는 현행 방식은 당원주권에 반한다"며 미투표 당원을 대상으로 한 추가 투표 등을 요구하자, 친청계는 "당헌·당규를 흔드는 투표 쿠데타"라고 맞받아치며 계파 갈등이 전당대회 룰 논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투표 방식 논란의 핵심은 민주당 순회경선 일정에서 나왔다. 현재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는 각 권역 합동연설회 전에 모두 종료된다. 충청권은 지난달 29~31일 투표를 마친 뒤 지난 1일 합동연설회를 열었고, 부산·울산·경남 역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투표를 진행한 뒤 2일 합동연설을 실시했다. 제주·인천을 비롯한 남은 권역도 같은 방식이다.


이에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들은 일제히 문제를 제기했다. 박선원 후보는 "마지막 날 미투표자를 대상으로 추가 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주장했고, 김용 후보는 "깜깜이 투표"라고 비판했다. 서미화 후보는 "합동연설 이전 투표로는 당원주권을 제대로 보장할 수 없다"고 했고, 임미애 후보 역시 "후보 주장도 제대로 듣지 못한 채 투표하는 일정은 모순"이라며 일정 조정을 촉구했다.


친명계 의원들의 지원사격도 이어졌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순회경선에서 당원들의 투표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최소한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듣고 투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원주권은 더 많은 당원이 투표에 참여할 때 완성된다"며 "현재 권리당원 투표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당원의 참여를 위한 당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친청계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조승래 전 사무총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이해관계로 룰을 흔드니 시비가 커진다"며 추가 투표 요구를 "당원의 주권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전에 정해진 절차와 방법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당장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원칙과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규환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쟁이 임박해서 선호투표를 관철하고, 사후 피선거권 예외를 인정하더니 이제는 추가 투표 주장까지 조직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표가 덜 나왔으니 이길 때까지 투표를 더 하자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전쟁하지 말고 경쟁하라"고 촉구했다.


당대표 후보인 정청래 후보도 강하게 반발했다. 정 후보는 이날 진행된 서울시 공무직 노동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투표 시간이 끝났는데 다시 투표하자는 주장은 난생 처음 듣는다"며 "이건 투표 내란이고 투표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대학 합격 발표가 끝났는데 시험을 다시 보게 해달라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 날 유튜브 방송에서도 "이런 선거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었다"며 "투표율 100%가 나올 때까지 계속 투표하자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투표율을 높이려면 사후가 아니라 사전에 투표 기간을 늘리자고 했어야 했다"며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룰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것이 전통이다. 이런 주장은 오히려 '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하는구나'라는 인식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친명계의 문제 제기가 단순한 절차 개선 요구를 넘어 남은 권역 투표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합동연설 이후 미투표 당원에게 추가 투표 기회를 줄 경우 정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반 권리당원의 참여가 늘어나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고, 이는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 당원의 지지를 받는 친명계 후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현재처럼 합동연설 이전 투표가 마무리되는 구조에서는 당 활동에 적극적인 강성 권리당원의 참여 비중이 높아 친청계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전당대회 일정 자체를 둘러싼 계파 갈등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행 순회경선 일정과 합동연설 전 투표 방식이 정청래 전 대표 체제에서 확정된 만큼 친명계가 사실상 당시 지도부가 설계한 전당대회 룰에 문제를 제기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미투표자 추가 투표 요구와 관련해 전당대회 룰 변경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까지 당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한 정치권 관계자는 "친명계가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는 명분은 '당원주권'이지만, 실제로는 남은 권역에서 투표율을 끌어올려 판세를 바꿔보려는 전략적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미 경선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룰 변경 가능성은 높지 않은 만큼 논란만 키운 채 전당대회 이후까지 계파 갈등의 불씨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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