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압박한 세제 카드…‘매물 골든타임’ 뒤 공급대책은
입력 2026.08.06 07:30
수정 2026.08.06 07:30
세 부담 본격화 전 내년까지 절세 매물 출회 기대
2028년 이후 보유·양도 부담 커져 ‘매물 잠김’ 우려
정비사업 놓고 정부·서울시 이견…이달 공급대책 주목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뉴시스
정부가 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강화를 앞두고 한시적인 퇴로를 마련해주기로 하면서 내년 무주택자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차례 손바뀜 후 매물 잠김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은 뒤따라올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으로 향하지만, 서울시와의 시각차 등이 감지되며 수요를 달랠만한 공급 시그널을 보여주긴 쉽지 않단 관측이 나온다.
6일 세종 관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핵심 공급처인 서울시를 찾아 오세훈 시장과 공급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세제개편, 주택공급 단기적인 ‘마중물’ 될까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의 목적을 실제 거주 여부 중심으로 정상화하는 데 두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높여 이들이 소유한 주택을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넘기도록 유도하려는 정책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절세 매물이 대거 출회된 것처럼, 세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전에 한 차례 더 매도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가 상반기 양도세 중과 유예 재개 전 퇴로를 마련해줬을 때 공급 효과가 컸다고 본 것”이라며 “이번에도 비슷한 취지인 거 같다”고 해석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각각 반영하는 방식에서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한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된다.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도 줄어든다.
다만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완화되는 등 본격적인 제도 전환 전 집을 처분할 수 있는 과도기가 주어진다.
이에 시장에서는 내년을 전후로 절세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을 점치지만, 올해 상반기처럼 매물이 대거 쏟아지긴 쉽지 않단 전망도 크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장기간 보유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매도 문의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강남권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강해 매물 출회가 시장 전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세 부담 본격화하면 오히려 ‘매물 잠김’
문제는 이 같은 과도기마저 끝나면 시장 분위기는 매물 잠김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이다.
양도세 강화로 매각에 따른 실익이 줄어드는 데다, 주택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에 집주인들이 버티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정권이 영원한 건 아니지 않나”며 “집주인은 공급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집값이 계속 오를 가능성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후속 공급대책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가 세 부담을 높여 단기 매물 출회를 유도했다면, 이후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신규 공급 경로를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세제개편 후 공급대책 발표를 앞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공급 현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달 24일 김 장관은 오 시장을 만나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공급 현안을 논의했고, 전날 김 실장도 오 시장과 별도 회동을 추진해 준공업지역을 활용한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 도심 공급의 핵심 수단을 두고 양측의 시각차가 뚜렷하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3기 신도시를 비롯해 비아파트 공급, 그린벨트 해지, 군 시설 등 국가가 보유한 부지를 활용한 대책을 예고한 상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 서울 외곽 소규모 신도시 등을 논의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비아파트 공급을 활용하는 방법도 강조하지만, 1가구 1주택 정책 등 실거주를 강조하는 동안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심의 재개발·재건축 공급이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라며 “정비사업을 기반으로 한 대책이 나와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