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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톡신' 휴젤, '보톡스 원조 앨러간' 텃밭 미국서 직판 나선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8.04 14:09
수정 2026.08.04 14:39

시장 확대 위해 현지 직판 조직 구축 필수

유통망 구축으로 2분기 실적 저점 불가피

휴젤 춘천 거두공장 ⓒ휴젤

휴젤이 손실을 감수하고 미국에 보툴리눔 톡신 직접판매 조직을 꾸렸다. 국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드는 만큼 성장의 키를 해외로 옮기는 모습이다. 초기 투자로 미국 법인은 적자로 돌아섰다. 성패는 이 부담을 딛고 하반기 반등을 이뤄내느냐에 달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지난달 미국 법인 휴젤 아메리카 내부에 직접판매 조직을 출범했다. 세계 최대 미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을 발판 삼아 성장의 무게중심을 해외로 옮기겠다는 전략이다. 초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현지 판매망을 직접 쥐겠다는 승부수다.


휴젤이 미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수익성이다. 북미 미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조5000억원(25억 달러) 수준으로 형성됐다. 기대되는 연평균 성장률은 9%다. 절대적인 시장 규모가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한 보툴리눔 톡신 제품도 6개뿐이다. 제품당 판매 단가가 높게 형성되는 이유다.


휴젤 역시도 FDA 승인까지 여러 차례 고배를 마셨다. 휴젤은 지난 2021년 보툴리눔 톡신 제품 레티보의 품목허가를 제출한 뒤 두 차례 보완요구서(CRL)를 받았다. 두 번 모두 약효가 아니라 제조 공정과 공장 설비의 보완을 요구하는 지적이었다. 이후 강원 춘천 공장에 대한 자료 보완을 마친 2024년 2월 승인 허가를 받았다.


초기 진입 장벽은 현지 에스테틱 회사 베네브를 통해 넘었다. 베네브는 설립 이후 25년 넘게 미국 곳곳의 피부과 유통망을 구축해왔다. 휴젤은 베네브에 레티보 공급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 지난해 첫 진출 이후 미국 시술 기관 9000여 곳에 레티보를 공급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번 미국 직판 조직 구축은 수익성 확대를 위해서다. 제품 판매 및 관리를 현지 유통사에 위탁할 경우 판매 수익을 나눠 가져야 한다. 지난 상반기까지는 베네브 소속 영업사원이 피부과 등 현지 병원을 돌며 레티보를 공급하고 관리했다. 이 과정에서 레티보 최종 판매 단가의 절반 가까이가 유통망에 흘러 들어갔다는 것이 업계 예측이다.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직판이 유리하다.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시술하는 전문의약품(ETC)이라 의료진의 신뢰가 중요하다. 이 신뢰는 실제 시술 사례와 임상 근거에서 쌓인다. 직접 팔면 유통사에 넘어가던 현장 데이터와 의료진 접점을 휴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제반은 '보톡스 원조 기업' 앨러간 출신 수장이 다진다. 휴젤은 지난해 10월 캐리 스트롬 전 앨러간 에스테틱스 글로벌 총괄 사장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앨러간은 보툴리눔 톡신을 '보톡스'라는 이름으로 유행시킨 글로벌 1위 기업으로 2020년 애브비에 인수됐다. 경쟁사의 안방을 가장 잘 아는 핵심 인력에게 미국 공략의 키를 맡긴 셈이다. 휴젤은 오는 2028년까지 휴젤 아메리카 산하 영업조직을 120명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일련의 과정에서 손실은 불가피하다. 휴젤 미국 법인인 휴젤 아메리카는 지난 1분기 기준 10억4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직판 조직 구축에 들어간 초기 비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유통망 구축 부담은 오는 6일 발표될 2분기 실적에 더 크게 반영될 전망이다.


휴젤은 이번 실적 악화를 미래를 위한 성장통으로 봤다. 휴젤 관계자는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한 현지 직판 조직 구축 등 선제적 투자로 단기적 실적 영향은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향후 매출 확대에 다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을 빼놓고서는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점유했다고 볼 수 없다”며 “결국 직판으로 현지 유통망을 관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가 제품 출시 등으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휴젤 내부적으로 글로벌 사업,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꾀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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