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도 부작용 우려…개정 형소법 헌재행 '초읽기'
입력 2026.08.04 16:52
수정 2026.08.04 16:53
국무회의 통과로 10월2일 시행 확정…'검사 직접 수사·보완 수사 전면 폐지'
"영장청구권 무력화·명백한 위헌"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법적 대응 본격화
경찰은 권한 확대에 감찰 기구 신설 등 견제 장치 예고…무게중심은 헌재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뉴시스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공포안이 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이 공포안에 따라 개정법은 10월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맞춰 시행된다.
법무부는 이날 "새로운 형사사법제도가 정의를 실현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해 점검하겠다"며 하위 법령 정비 등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 시행이 확정된 뒤에도 위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검찰 내부에서는 개정법에 대한 정면 비판이 이어졌다. 박영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4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개정법을 "누더기 걸레"에 비유하며 시정조치요구권 조항의 논리적 모순, 피해자 이의신청 기한을 수사기관 재량으로 연장하도록 한 점 등을 위헌 소지로 짚었다.
이어 "검사 제도 자체를 폐지하고 헌법상 영장청구권을 침해하며 소추권을 형해화하는 것으로 명백히 위헌"이라며 대검찰청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가처분 청구를 요청했다.
실제 법적 대응도 이미 시작됐다. 청주지검과 서울고검 소속 부장검사들은 공소청법 등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상태다. 박 연구위원은 대검이 이 사건들을 직접 지원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조차 시행을 앞두고 부작용을 우려한 바 있다. 정 장관은 3일 신임 검사 임관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빛의 속도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것은 처음"이라며 "부작용이 생긴다면 빨리 고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나아가 "형사사법제도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지키는 데 너무나 중요하다"며 부작용으로 범죄 피해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이유로 들었다.
정 장관은 "선의를 가지고 새로운 제도를 설계했지만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며 신속한 보완 입법 가능성을 열어뒀다. 법을 집행할 주무 부처 장관이 시행 전부터 부작용을 공개 언급한 셈이다.
법 시행이 확정된 뒤에도 위헌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검사의 영장청구권'에 있다.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수색을 할 때 검사가 신청해야 법관이 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못박고 있다.
개정법에서도 영장을 청구하는 주체는 여전히 검사다. 다만 지금까지는 검사가 수사 상황을 보고 직접 판단해 영장을 청구할 수 있었던 반면, 개정법 시행 이후에는 검사의 직접 수사가 제한되면서 경찰의 신청 없이 검사가 독자적으로 강제수사를 위한 영장을 청구하는 길이 사실상 막히게 된다.
이 영장청구권은 법률이 아닌 헌법 조항이라는 데 논란의 소지가 있다. 법률로 검사의 영장청구권 행사 방식을 이렇게까지 제한하는 것이 헌법이 정한 검사의 권한 자체를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은 확대된 수사 권한에 걸맞은 통제 장치 마련에 나섰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4일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경찰이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를 지니게 됐다"며 상피제 확대와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 신설 등 통제 방안을 예고했다.
유 대행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법 시행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선 검찰의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이미 접수된 만큼 개정법의 위헌 여부를 둘러싼 다툼은 이제 정치권 공방을 넘어 헌법재판소 심리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