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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40℃ 밤엔 열대야…하루 종일 끓는 대한민국 [극한폭염①]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8.04 07:00
수정 2026.08.04 08:31

전국 평균 열대야 10.6일 역대 최다…밤더위 일상화

전날 열대야 땐 온열질환 최대 90%↑…야간 대응 비상

ⓒ게티이미지뱅크

올여름 폭염은 낮과 밤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한낮에는 기온이 40도를 넘나들고 해가 진 뒤에도 열기가 가시지 않는다. 낮 동안 더위에 시달린 몸이 밤사이 회복하지 못한 채 다음 날 다시 고온에 노출되면서 폭염의 위험이 하루 전체로 번지고 있다.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를 덮은 가운데 낮에는 강한 햇볕으로 기온이 치솟고 밤에는 대기 중 수증기가 지표의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 낮의 폭염과 밤의 열대야가 별개의 현상이 아니라 끊김 없이 이어지는 하나의 고온 재난으로 나타나는 셈이다.


더위의 강도부터 전례 없는 수준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일 경남 양산의 낮 최고기온은 42.5℃까지 올라 국내 근대 기상관측 122년 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42℃ 이상의 기온이 공식 관측된 것도 처음이다.


밤에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올해 6월 1일부터 8월 2일까지 전국 62개 지점의 평균 열대야 일수는 10.6일로,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가장 많았다. 종전 최고였던 2024년의 9.7일도 넘어섰다. 낮에는 체온이 오르고 밤에는 이를 낮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이다. 올해는 낮의 극한 고온과 밤의 높은 최저기온이 맞물리면서 더위에 노출되는 시간이 사실상 하루 종일 이어지는 양상이다.


낮과 밤의 더위가 연결될수록 건강 부담도 커진다. 일최고체감온도가 같더라도 전날 밤 열대야가 나타난 경우 온열질환자는 최대 약 90%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낮 동안 오른 체온과 심혈관계 부담이 밤사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다시 고온에 노출되는 영향이다.


수면 부족 역시 온열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탈수와 체온 상승으로 두통과 어지럼증, 열탈진이 나타날 수 있고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지면 의식장애를 동반한 열사병으로 악화할 수 있다. 심장질환과 당뇨병 등 기저질환도 더위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24시간 이어지는 고온은 폭염 피해의 기준도 바꾸고 있다. 한낮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만으로는 열 부담을 끊기 어렵다. 밤사이 체온을 낮추고 충분히 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낮에 쌓인 열이 다음 날까지 누적되기 때문이다.


결국 올여름 폭염의 위험은 최고기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낮에 얼마나 뜨거웠는지뿐 아니라 밤에 얼마나 식었는지, 다시 더위를 견딜 만큼 회복할 수 있었는지가 건강 피해를 가르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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