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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는 '전공' 살리고, 日서는 '현지화' 도전…엔씨 해외전략 성과와 과제

박상준 기자 (psj96@dailian.co.kr)
입력 2026.08.03 15:04
수정 2026.08.03 15:11

리니지2M·아이온2, 현지 대형 퍼블리셔와 중국 시장 공략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는 일본서 신규 장르·IP 시험대

차이나조이 2026 엔씨 아이온2 부스. ⓒ엔씨

'아이온2'의 국내 게임시장 연착륙에 성공한 엔씨가 이번엔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중국에서는 검증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2M'과 아이온2를 제시한다. 일본에서는 신규 서브컬처 게임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를 앞세운다.


리니지와 아이온 IP가 쌓아온 인지도에 현지 대형 퍼블리셔의 운영 역량을 더해 중국 시장을 노리고, 서브컬처 장르의 성지인 일본에서는 현지 맞춤으로 정면 승부해 MMORPG 중심의 게임 포트폴리오를 탈피하겠다는 구상이다.


검증된 리니지·아이온 앞세워 中 공략

엔씨의 중국 진출 전략 중심에는 리니지2M과 아이온2가 있다. 리니지2M은 지난 6월 텐센트게임즈를 통해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뒤 현지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출시 당시 12개였던 서버도 이용자가 몰리면서 36개까지 늘었다.


중국은 '던전앤파이터'와 '미르의 전설2' 등 한국산 RPG게임이 장기간 흥행한 전례가 있는 시장이다. 특히 대규모 유저집단 간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는 MMORPG의 경우엔 전투와 캐릭터 성장, 길드 단위 경쟁에 필요한 이용자층이 두꺼워야만 한다. 많은 게임 이용 인구를 보유한 중국이 엔씨 MMORPG의 새 시장이 된 이유다.


엔씨는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에 리니지2M의 현지 운영을 맡겼다. 중국 이용자 성향에 맞춰 파티 던전과 사용자환경·사용자경험(UI·UX)을 조정하고 현지 전용 외형과 마케팅도 추가했다. 한국에서 검증된 게임성과 텐센트의 유통·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결합한 구조다.


아이온 IP는 셩취게임즈와 손잡았다. 엔씨와 셩취게임즈는 2009년부터 아이온 중국 서비스를 함께한 파트너로, 이번에는 아이온2와 모바일 버전 '아이온 클래식'의 현지 진출을 추진한다. 최근 개최된 현지 게임쇼 '2026 차이나조이'에서는 아이온2를 단일 게임 기준 최대 규모 전시 공간에 출품하고 현지 이용자를 대상으로 시연했다.


아이온2는 지난해 11월 한국과 대만에 출시된 뒤 46일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넘긴 작품이다. 엔씨는 이미 흥행을 입증한 IP를 바탕으로 현지 시장에도 연착륙하겠다는 방침이다.


日 서브컬처 시장서 신규 IP 시험

일본은 중국과 접근 방식이 다르다. 기존 IP가 아닌 디나미스 원의 신작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를 앞세웠다. 현지에서 선호도가 높은 서브컬처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다.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는 마법이 존재하는 가상의 1889년 도쿄를 배경으로 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이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일본에서 유행한 '신전기' 감성과 턴제 전투, 캐릭터 중심 서사를 내세웠다. '블루 아카이브' 제작에 참여한 박병림 대표와 주요 개발진의 이력도 기대 요소로 꼽힌다.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엔씨

엔씨는 8월 첫 비공개 베타 테스트 참가자를 모집하고 일본 코믹마켓에 참가한다. 9월에는 도쿄게임쇼에서 현지 이용자에게 게임을 알릴 예정이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캐릭터와 세계관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굿즈와 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하는 등 팬덤을 먼저 확보하는 서브컬처식 마케팅도 적용하고 있다.


일본 매체와 이용자 반응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일부 성과가 나타났다. 일본 게임 매체들이 캐릭터와 영상 공개 소식을 잇달아 보도했고, 현지 매체의 관련 SNS 게시물은 230만회 넘게 조회됐다. 출시 전 팬아트 등 2차 창작도 등장했다.


넘어야 할 벽도 있다. 디나미스 원은 설립 초기 공개한 '프로젝트 KV'가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일부 관계자는 넥슨게임즈의 미공개 프로젝트 자료를 반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서브컬처의 본고장인 일본 이용자에게 게임성을 먼저 각인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해진 상황이다.


엔씨의 전작 '호연'의 사례 역시 참고해야 한다. 호연은 '블레이드 앤 소울' IP를 바탕으로 카툰풍 그래픽과 캐릭터 수집 등 서브컬처 요소를 적용한 게임으로 출시됐으나, 흥행 부진 끝에 아시아 서비스가 종료됐다. 당시 호연은 서브컬처의 시스템을 적용하면서도 정작 플레이 방식은 MMORPG의 문법을 지향했다. 엔씨 역시 호연의 장르가 서브컬처라고 명시하지 않았다. 장르 정체성을 분명히 하지 못하면서 호연은 서브컬처와 MMORPG 팬덤 양쪽에 모두 이렇다 할 어필을 하지 못했다.


엔씨의 '공식' 서브컬처 데뷔작이라 할 수 있는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에서는 캐릭터 스토리텔링 능력과 세계관 구상, 팬덤 소통 역량을 입증해야만 하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엔씨 게임들의 해외 진출 이후 성적도 지켜봐야 한다. 중국과 일본 모두 진출 게임들의 초기 관심도는 높으나, 이를 장기 흥행으로 연결하는 일이 중요하다. 엔씨의 '쓰론 앤 리버티(TL)'는 2024년 글로벌 출시 당시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33만6300명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업데이트 주기에 따라 수천~5만명 내외의 동시접속자를 기록 중이다.

박상준 기자 (psj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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