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AI발 ESS 수요 잡는다…4분기 '보조금 없는 흑자' 목표 (종합)
입력 2026.07.30 12:30
수정 2026.07.30 12:37
2분기 ESS 매출 전분기보다 30% 이상 증가
3분기 출하량 최소 50% 증가·하반기 생산 2배 전망
북미 5개 거점 안정화해 4분기 보조금 제외 수익성 목표
AI 데이터센터 포함 신규 수주 3조원…빅테크 BTM 공급 협의
LG에너지솔루션의 2026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LG에너지솔루션 IR 자료 캡처
전기차 수요 둔화로 가동률이 낮아진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생산설비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기지로 전환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ESS 생산량을 상반기의 2배 이상으로 늘려 4분기부터 북미 생산보조금을 제외하고도 ESS 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0%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7조5602억원으로 24.8%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5.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207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2분기 실적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은 2410억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12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실적 개선은 유럽 공장 가동률 상승과 수익성이 높은 원통형 배터리 판매 확대, 북미 ESS 생산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축소가 이끌었다. ESS 매출은 북미와 유럽 출하 증가로 전분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분기 손익은 유럽 지역 가동률 개선과 고수익 제품인 원통형 판매 비중 확대, 북미 ESS 생산 증대를 통한 점진적인 고정비 부담 축소 등에 힘입어 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고 말했다.
EV 설비 전환 효과 본격화…전사 매출 20% 증가
LG에너지솔루션의 2026년 상반기 사업별 매출과 주요 성과. LG에너지솔루션 IR 자료 캡처
올해 상반기 ES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배 증가했다. 전사 매출에서 ESS가 차지하는 비중도 20% 후반까지 확대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과 6월 제너럴모터스(GM) 합작공장 2기와 혼다 합작공장에서 ESS 생산을 시작했다. 기존 전기차용 생산능력의 ESS 전환을 연내 마무리하고 연말까지 북미에서 50GWh 이상의 ESS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규 생산거점 가동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회사는 3분기 ESS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최소 50% 증가하고 하반기 생산량은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여러 생산거점에서 셀과 팩, 링크 생산능력을 동시에 구축하면서 발생하는 초기 가동 비용은 3분기 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부사장은 "5개 사이트의 신규 오퍼레이션이 모두 안정화되고 물량 효과가 극대화되는 4분기를 기점으로 IRA 효과를 제외하고도 ESS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SS와 원통형 배터리 출하 확대에 따라 3분기 전사 매출은 전분기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초 제시한 연간 매출 20% 이상 성장 목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망서 데이터센터로 확장…현지 생산·SW로 차별화
LG에너지솔루션이 제시한 ESS·전기차 시장 동향과 차별화 전략. LG에너지솔루션 IR 자료 캡처
ESS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 증설에 따른 전력망 병목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있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전력망 연결을 기다리는 대신 자체 발전·저장설비를 구축하면서 수요자 측 전력 소비 영역인 BTM(Behind the Meter)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연희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 담당은 "최근 AIDC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망 병목이 AI 인프라 투자에 가장 큰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며 "BTM ESS 솔루션은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연계해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최종 고객사가 하이퍼스케일러인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포함해 3조원 이상의 ESS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기존 대형 고객과 대규모 중장기 물량의 추가 수주를 협의하고 있으며 일부 빅테크 기업과 BTM 프로젝트 공급도 논의하고 있다.
미국 대형 유틸리티 기업과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구축하는 개발업체를 대상으로 연내 신규 수주도 추진한다. 데이터센터 내부에 들어가는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유닛(BBU)까지 공급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BBU용으로는 고출력과 고온 보관, 장수명 성능을 갖춘 탭리스 셀을 개발하고 있다.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오창 양산라인도 준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ESS·전기차·차세대 전지 분야 하반기 추진 계획. LG에너지솔루션 IR 자료 캡처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현지 생산과 제3국 우회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PFE 규제로 AMPC와 투자세액공제(ITC)를 확보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 현지 생산능력을 우선 확대한다. 셀 생산량 증가에 맞춰 팩과 컨테이너 생산능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제품군도 다변화한다. 내년부터 북미에서 리튬인산철(LFP)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장주기 ESS용 소듐이온 배터리 사업화를 추진한다. 소듐이온 배터리는 주요 고객과 제품 기술 검증을 마쳤으며 내년 ESS와 자동차 고객을 대상으로 샘플을 출하할 예정이다.
배터리 셀 공급에 시스템통합(SI), 운영·유지보수(O&M), 전력거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종합 솔루션도 제공한다. 단순 배터리 공급에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고수익 사업으로 수익구조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기존 전기차 사업에서는 북미 합작공장을 재가동하고 유럽·아시아 출하를 확대한다. 상반기 생산을 중단했던 GM 합작공장 1기는 3분기 중반부터 재가동하지만 본격적인 물량 확대는 4분기에 이뤄질 전망이다.
유럽에서는 중저가 배터리를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고 있다. 하반기 매출은 상반기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폴란드 공장 가동률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통형 배터리는 2170 제품과 46시리즈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중국 난징 원통형 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올해 4분기에는 미국 애리조나 46시리즈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북미 전기차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하이브리드차(HEV) 수주도 확대한다. 이상현 LG에너지솔루션 상무는 "북미 지역은 보조금 폐지와 친환경 규제 완화 등으로 EV 수요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HEV 신규 과제 수주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