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금리 ‘법적비용 제외’ 한 달, 체감은 ‘미미’
입력 2026.07.29 07:02
수정 2026.07.29 07:02
은행채·코픽스 등 시장금리 급등
가산금리 내려도 이자 부담 그대로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법정비용 제외로 부담 덜기 어려워”
가산금리 산정에 법적비용을 제외하는 조치가 시행된 지 한 달이 흘렀지만,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금리 부담 인하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대출 가산금리 산정에 법적비용이 제외된 지 한 달이 흘렀지만, 차주들이 체감하는 금리 인하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차주에게 전가하지 못하게 막아 이자 부담을 낮추겠단 취지로 도입됐으나, 시장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관리 강화 흐름이 맞물려 실제 대출금리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개정된 은행법 및 은행법 시행령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은행권에선 대출금리 산정 시 지급준비금, 예금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료 등을 반영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조치로 은행의 상품에 따라 대출금리가 최대 0.21%포인트(p) 인하될 것으로 추정됐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경우 은행과 대출 규모에 따라 인하 폭이 달라지겠지만, 신용대출은 서금원 출연료 반영분이 빠지면서 어느 정도 즉각적인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실제 금리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는 4.02~6.37%로 한 달 전(4.03~6.23%)과 비교하면 상단이 0.14%p 올랐다.
두 달 전 3.65~6.05% 수준이던 것을 고려하면 상단은 0.32%p, 하단은 0.37%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7~7.49%로 한 달 새 금리 상단이 0.19%p 올랐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대출금리를 올리는 등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대출금리는 은행채, 코픽스 등 준거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조정해 결정되는 구조다.
이달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긴축 기조로 돌아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짙어지면서 이를 선반영한 시장금리 상승 압력도 덩달아 커졌다.
법적비용 제외로 가산금리 인하 요인이 생겼음에도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이렇다 할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은행권에선 법적비용을 제외하는 것만으로 차주들이 부담할 전체 금융비용이 낮아지는 효과를 거두긴 어렵다고 평가한다.
법적비용을 제외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이자이익을 보전할 수 있어서다.
가령 우대금리 요건을 엄격하게 관리하거나 업무원가나 전산비 등 다른 세부 항목을 가산금리에 반영할 수 있다.
금리 산정 체계의 세부 항목 중 일부가 조정되더라도 최종 금리는 조달비용과 시장 여건에 따라 결정돼 단편적인 항목 배제로 이자 부담을 대폭 줄이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금융권에선 그동안 외부에서 파악하기 힘들었던 은행권 가산금리 산정 구조를 명확히 하고 투명성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다만 시장의 준거금리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강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 역시 이어지고 있어 차주들의 실질적인 금리 인하 체감은 당분간 제한적일 거란 견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산금리 산정에 법적비용을 반영하지 못하더라도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 대출금리는 가산금리와 관계없이 오르게 된다”며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력도 남은 상태여서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 부담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