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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서 뒤집힌 1조원대 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오늘 감액 폭에 쏠린 눈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7.24 10:29
수정 2026.07.24 10:38

1심 665억→2심 1조3808억…대법 파기환송 후 오늘 선고

'300억 기여' 배제·처분재산 재산정…주가 급등 평가시점 변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재산 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선고가 24일 오후 2시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에서 내려진다. 1심에서 665억원이었던 재산분할액이 2심에서 1조3808억원으로 20배 넘게 불어났다가 대법원에서 파기된 만큼, 2017년 이혼조정 신청 이후 9년간 이어진 법적 다툼에서 재산분할액이 어느 수준으로 다시 정해질지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은 1988년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이혼조정을 신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듬해 정식 소송으로 이어졌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과 위자료·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에서 최대 쟁점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느냐다. 노 관장은 당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1297만5472주의 절반 수준인 648만7736주를 재산분할로 청구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이 선대로부터 상속·증여받은 재산을 바탕으로 형성된 특유재산인 만큼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흐름이 크게 바뀐 것은 2심이었다. 서울고법은 2024년 5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하고 부부 공동재산을 약 4조115억원으로 산정한 뒤,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35%로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주요하게 고려된 요소 중 하나가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 300억원이었다. 노 관장 측은 모친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온 선경건설 명의의 50억원짜리 약속어음 6장과 메모를 항소심에서 증거로 제출했고, 재판부는 이를 노 관장 측의 유형적 기여로 인정했다. 최 회장 측은 판결 후 300억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단으로 판세는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두 가지 이유로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했다. 첫째,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의 300억원이 설령 전달됐더라도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재산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봤다. 둘째, 최 회장이 제3자에게 증여하거나 처분해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보유하지 않은 일부 재산을 2심이 분할 대상에 포함한 부분도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이혼 성립과 위자료 20억원 지급 부분은 그대로 확정했다. 다만 대법원은 SK㈜ 주식의 특유재산 여부를 명시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아, 최 회장 측은 파기환송심에서도 이 부분이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이어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 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 파기 취지에 따라 이날 선고되는 재산분할액이 2심의 1조3808억원보다 줄어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심에서 인정된 노 관장의 기여도 35%가 파기환송심에서 어떻게 조정될지가 관건이다.


다만 감액 폭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재산가액 산정 기준일에 따라 최 회장 보유 SK㈜ 지분의 평가액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항소심 변론종결일(2024년 4월16일) 기준 SK㈜ 주가는 16만원이었지만,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지난달 26일) 기준으로는 81만5000원까지 뛰었다. 최 회장이 보유한 1297만5472주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지분 가치는 2조760억원에서 10조5750억원으로 5배 이상 늘어난다.


최 회장 측은 항소심 변론종결일을,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을 재산가액 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은 실질적 혼인 파탄 시점을 2006년으로 주장하며 이후 주가 상승은 반도체 업황과 자신의 경영 성과에 따른 것이라는 논리를 펴왔다. 대법원 파기 취지에 따른 기여도 재산정은 분할액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SK㈜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재산가액 평가 시점을 어디로 정하느냐에 따라 실제 감액 폭은 달라질 수 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올해 1월9일 첫 변론을 연 뒤 두 차례(5월13일, 6월15일) 조정을 시도했으나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마지막 변론에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모두 직접 출석했다.


이날 재산분할 규모는 SK그룹 입장에서도 관심사다. 최 회장은 SK㈜ 지분 17.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약 25% 수준이다. 2심과 비슷한 수준의 고액 재산분할 의무가 다시 인정될 경우 최 회장의 재원 마련 방안과 SK㈜ 지분에 미칠 영향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 반대로 분할액이 대폭 줄어들 경우 최 회장의 자금 조달 부담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시장 일각에서 제기돼 온 SK그룹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도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이날 판결이 법적 다툼의 최종 종착점이 될지는 미지수다. 양측은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할 경우 대법원에 재상고할 수 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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