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동사태·경쟁심화에 쓰라린 2분기…하반기 신차에 '베팅' (종합)
입력 2026.07.23 15:57
수정 2026.07.23 15:59
2분기 매출 49조2153억원, 영업이익 2조8509억원
하이브리드·환율 효과로 매출 ‘역대 최대’
부품사 화재로 생산 차질…원자재 비용 등 증가
하반기 신차로 회복 자신감…"영업이익률 가이던스 유지”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전경ⓒ데일리안DB
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은 20% 넘게 감소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와 원화 약세가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부품사 화재로 고부가가치 차종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데다 원자재 가격과 판매 인센티브까지 늘어난 결과다.
중동 사태와 미국 관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비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쓰라린 2분기를 보냈지만, 하반기 실적 회복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부품 공급 정상화에 맞춰 생산을 확대하고 그랜저, 아반떼, 아이오닉3 등 주요 신차 판매를 본격화해 상반기 물량 차질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초에 제시한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도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3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2026년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한 49조21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존 최대였던 지난해 2분기 48조2867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20.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보다 1.7%포인트 하락한 5.8%에 그쳤다. 경상이익은 3조6457억원, 당기순이익은 2조8880억원을 기록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2분기에도 지정학적 이슈와 관세, 인플레이션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이어졌다”며 “부품사 생산 차질과 중동 판매 감소로 도매 판매가 줄었지만 견조한 북미 판매와 역대 최대 하이브리드 판매,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로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99만1885대로 전년 동기보다 6.9%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부품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16.4% 줄어든 15만7647대에 그쳤다. 해외 판매도 미국에서 0.9% 증가한 26만4587대를 판매했지만, 글로벌 자동차 수요 위축으로 전체적으로는 4.9% 감소한 83만4238대를 기록했다.
2025년 2분기와 올해 2분기의 현대차 친환경차 판매 비중 비교 ⓒ현대차 IR 자료 캡처
판매량 감소를 상쇄한 것은 하이브리드차였다. 2분기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8만7661대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18.9%로 사상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
전기차 6만9366대를 포함한 전체 친환경차 판매도 26만6627대로 1.7%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인 26.9%를 기록했다.
이 부사장은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왔으며, 2분기에는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에 따른 긍정적인 믹스 효과가 약 4000억원에 달했다”며 “하반기에는 생산 차질까지 만회되면서 제품 믹스 효과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원화 약세도 최대 매출 달성에 힘을 보탰다.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502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0% 상승했다. 다만 분기 말 환율도 함께 오르면서 평균 환율 상승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될 것으로 내다봤다.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
매출 증가와 달리 수익성은 생산 차질과 원가 상승, 인센티브 확대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뒷걸음질 쳤다. 국내 공장에 엔진 밸브를 공급하는 부품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등 수익성이 높은 차종을 중심으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 부사장은 “국내 최대 생산 능력을 보유한 공장에 엔진 밸브를 공급하는 부품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공급이 중단됐다”며 “이로 인해 볼륨 차종과 제네시스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고, 생산 차질 차종 대부분이 고부가가치 제품이어서 영업이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고부가가치 차종의 생산 감소는 제품 구성 악화로 이어졌다. 현대차의 2분기 전체 믹스 악화 영향은 약 6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생산 차질 등에 따른 차종 및 파워트레인 믹스 악화가 약 2000억원, 순 인센티브 증가 영향이 약 4000억원이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영업이익을 끌어내렸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주요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2분기 비용이 약 4000억원 증가했다.
고정비처럼 자리잡은 미국의 관세 부담도 이어졌다. 현대차가 2분기에 납부한 관세는 약 9000억원으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관세 부담이 각각 약 1조8000억원, 1조5000억원에 달했던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전년 대비 영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부사장은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약 9000억원의 관세를 납부했다”며 “지난해 하반기 관세 부담이 컸던 만큼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전년 동기 대비 관세 영향은 작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디 올 뉴 아반떼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하반기 생산 확대와 신차 출시를 통해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 국내에서는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를 시작으로 신형 아반떼 등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주요 신차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생산 정상화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회복, 인센티브 안정화가 맞물리면 하반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에서는 아이오닉3와 차세대 소형 크로스오버 BC4(프로젝트명) CUV, 신형 투싼을 투입한다. 특히 아이오닉3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선점한 B세그먼트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사장은 “유럽에서는 코나와 투싼 등 기존 내연기관 볼륨 모델이 노후화하면서 상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아이오닉3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 유럽에서 2만대 이상 판매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럽 신차 출시가 연말에 집중돼 있어 올해 판매 회복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BC4 CUV도 하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신형 투싼은 4분기 투입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유럽 신차 출시가 연말에 몰려 있어 하반기 물량 회복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현재 유럽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당초 목표를 100% 달성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4분기 출시되는 신차를 기점으로 내년에는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유럽에서도 하이브리드 판매가 증가해 제품 구성과 수익성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성장세를 확신하는 만큼, 현대차는 영업이익률 6.3~7.3%라는 기존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유지하기로 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1분기 5.5%, 2분기 5.8%로 목표 하단을 밑돈 만큼 이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돼야 한다.
이 부사장은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달성하겠다고 말한 것은 3분기와 4분기에 수익성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올해 3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충분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며 4분기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좋지 않은 영업환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자동차 업계 상위권에 속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소프트뱅크가 이달 보스턴다이내믹스 잔여 지분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한 사실도 공식 확인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소프트뱅크가 2026년 7월 풋옵션을 행사한 것이 맞다”며 “현재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있어 추가로 말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