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 재정비 과제 떠안은 고우석, 재콜업 가능성은?
입력 2026.07.22 08:39
수정 2026.07.22 08:40
연투 여파 극복하지 못하고 마이너 강등
팀 불펜 허약, 구위 점검 후 재콜업 노려야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고우석. ⓒ AP=연합뉴스
고대하던 빅리그 마운드를 밟은 고우석(미네소타 트윈스)이 단 4경기 만에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꿈의 무대에 입성한 지 불과 11일 만에 맛본 쓰라린 시련이다.
고우석은 21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팀이 3-10으로 크게 뒤진 7회말 구원 등판했으나, 1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전날 시카고 컵스전에서 1사 만루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며 무실점을 기록했던 고우석은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올랐지만, 연투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에만 홈런 1개 포함 장타 4개를 몰아맞은 탓에 시즌 평균자책점은 기존 3.00에서 9.00(4이닝 4자책점 8피안타 5탈삼진 2볼넷)으로 수직 상승했다.
경기 직후 미네소타 구단은 고우석의 트리플A(체서피크 옵티미스) 강등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인 역대 30번째 메이저리거라는 이정표를 세우며 마운드에 올랐던 고우석은 통산 1홀드라는 소소한 기록만을 남긴 채 씁쓸히 마이너리그행 짐을 싸게 됐다.
올 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의 가장 큰 약점은 단연 ‘불펜의 허약함’이다. 미네소타 구원진은 시즌 내내 과부하와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지구 선두권 싸움에서 고전 중이다. 필승조와 추격조의 경계가 무너진 지 오래고, 경기 후반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확실한 투수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우석의 영입과 빅리그 콜업은 불펜의 숨통을 트여줄 '반전 카드'였다. 그러나 고우석이 빅리그 4경기 동안 보여준 투구 내용으로는 미네소타 벤치의 신뢰를 얻기에 역부족이었다.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한 고우석의 가장 큰 문제점은 피안타율과 장타 허용률이다. 4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8개의 안타를 내줬고, 이 중 절반이 장타였다. 피안타율은 4할대(0.400)에 육박한다.
특히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최고 153km까지 형성되며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존 중앙으로 몰리는 실투가 잦았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구위와 상관없이 제구가 되지 않은 가운데 몰린 공을 놓치지 않는다.
미네소타 입장에서는 과부하가 걸린 불펜진을 운용하기 위해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주거나 확실한 탈삼진 능력을 보여줄 투수가 절실했다. 하지만 고우석은 등판 때마다 장타를 맞으며 이닝 소화에 애를 먹었고, 결국 구단은 좌완 켄드리스 로하스를 콜업하며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구위 점검이 필요한 고우석. ⓒ AP=연합뉴스
그렇다면 고우석의 빅리그 재입성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을까. 물론 기회의 창은 언제든 다시 열릴 수 있다.
현재 미네소타 불펜은 특정 투수들에게 과도한 이닝이 몰려 있어 여전히 불펜 투수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즉, 고우석이 전열을 재정비해 마이너리그에서 확실한 구위와 제구력을 보여준다면 팀 사장상 다시 부름을 받을 확률은 매우 높다.
다만 재콜업을 위해서는 패스트볼의 커맨드 회복이 관건이다. 구속 자체는 빅리그 기준에서 경쟁력이 없지 않지만, 로케이션이 상하좌우 구석으로 형성되지 않으면 빅리그 타자들의 먹잇감이 된다. 타자의 눈을 속일 수 있는 높낮이 조절과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정밀함이 필수적이다.
변화구의 완성도도 필요하다. 패스트볼 위주의 단조로운 피칭 디자인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커브와 슬라이더 등 유인구의 제구를 확실히 잡아 스윙을 끌어낼 수 있는 정교함이 갖춰져야만 장타를 억제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파워와 실투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뼈저리게 확인한 고우석이 제구 난조와 장타 허용이라는 숙제를 해결하고 다시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