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호황에 교역조건 개선…내수 파급효과 커질 것"
입력 2026.07.19 12:19
수정 2026.07.19 12:20
GDI 13.2% ↑…GDP와 성장률 격차 1960년 이후 최대
IT 임금·기업 실적 개선…소비·설비투자 확대 기대
"반도체 성과, 생산적 투자로 이어져야 성장동력 강화"
"부동산 등 비생산 부문 유입 땐 금융불균형 확대 우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연합뉴스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개선된 교역조건의 내수 파급 효과가 과거보다 클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로 수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와 투자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한은은 '이번 교역조건 개선은 왜 다른가: 반도체 경기 호조의 실물경제 파급영향' 보고서에서 "반도체 경기 호조와 이에 따른 교역조건의 큰 폭 개선은 향후 내수 증가세를 지지하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동기 대비 3.8% 성장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국내총소득(GDI)은 GDP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13.2%를 기록했다.
GDI와 GDP 간 성장률 격차(9.4%포인트)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60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한은은 이번 교역조건 개선이 과거와 달리 국제유가 하락이 아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물가 상승이 이끌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1분기 반도체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92.5% 급등했고,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부문이 수출물가 상승분의 73.4%를 차지했다.
한은은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국제유가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양호한 교역조건과 높은 GDI 증가세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개선된 교역조건의 내수 파급 효과가 과거보다 클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한국은행
이에 따라 IT 업종의 임금 상승과 기업 실적 개선이 소비와 설비투자를 확대하며 내수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증가 등으로 재정 여건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반도체 호황의 수혜가 한계소비성향과 자산효과가 낮은 고소득·고자산층에 집중돼 있는 점은 전체 소비 파급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제조장비의 높은 수입 의존도와 해외 직접투자 확대도 국내 투자 효과를 일부 상쇄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한은은 반도체 호황으로 창출된 자금이 생산적 투자보다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으로 유입될 경우 금융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소득 증가가 서비스 등 비교역재를 중심으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과 IT 산업 편중에 따른 경기·재정 변동성 확대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반도체 산업의 성과가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자금이 생산적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유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높은 IT 의존도에 따른 경기, 재정, 금융 변동성 확대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며 "반도체 호조 성과가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으로 유입되면 발생할 수 있는 금융불균형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중장기적으로는 자원이 IT 부문으로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여타 핵심산업의 생태계 붕괴와 계층 간 불균형 심화도 유념하여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