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60타 맞아?" 유해란도 몰랐던 최저타 비하인드 스토리
입력 2026.07.16 17:09
수정 2026.07.16 17:16
유해란.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메이저 퀸' 유해란(25)이 금의환향했다.
유해란은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불과 2주 만에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2연승을 달성한 벅찬 소감과 함께 남녀 메이저 대회 역사상 최초로 기록한 '60타'의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자신의 대기록을 함께 써 내려간 비밀 무기를 가감 없이 공개했다.
앞서 유해란은 지난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왕관을 쓴 데 이어, 지난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끝난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국 선수가 한 시즌에 메이저 2승을 거둔 것은 2019년 고진영 이후 무려 7년 만의 대업이다.
해처럼 밝은 노란색 의상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유해란은 "솔직히 너무 짧은 기간에 꿈에 그리던 메이저 우승을 두 번이나 해서 아직도 엄청 안 믿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KPMG 우승 후 일주일 쉬는 동안 축하 인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에비앙까지 우승했다. 최근 5주 동안 내 SNS가 온통 축하 메시지로 도배되어 있다"며 "아직 실감은 잘 안 나지만 감사한 마음이 정말 크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번 2연승 중 심적으로 가장 부담이 컸던 대회로는 첫 메이저 우승이었던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꼽았다. 유해란은 "항상 메이저 첫 우승이 큰 목표였는데 늘 문턱에서 좌절해 아쉬웠다. 그래서 첫 우승 때 부담이 정말 컸는데, 그 우승을 하고 나니 부담이 확 줄어 편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더욱 특별했던 우승으로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을 꼽았다. 그는 "예전에 에비앙 주니어컵에 나가서 우승한 적이 있다. 그때 '프로가 되면 꼭 에비앙에 다시 와서 우승하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를 세웠는데, 이번에 메이저 2연승과 함께 그 꿈을 이뤄서 더욱 특별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유해란은 이번 에비앙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쓸어 담으며 '60타'를 적어냈다. 이는 남녀 메이저 대회 역사를 통틀어 최초의 대기록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유해란은 "그날은 샷, 아이언, 퍼터까지 모든 게 잘 되는 날이었다. 초반 세 홀 정도는 대충 쳐도 홀컵으로 공이 빨려 들어갈 것 같았고, 실제로 들어가기도 했다"며 "그 덕에 잡생각 없이 경기에만 온전히 집중했다"고 회상했다.
유해란.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정작 본인은 대기록이 작성되는 순간까지 스코어를 의식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마지막 홀이 끝나고 캐디에게 스코어카드를 쓰면서 '나 11언더파(60타) 맞냐'고 물었더니, 캐디가 너무나 덤덤하게 '맞아'라고 하더라.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플레이했던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은 비결인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유해란은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그린 적중률 1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드라이빙, 볼 스트라이킹 등 샷 관련 지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휩쓸었다. 유해란은 이러한 정교한 샷 이면에는 든든한 장비 파트너인 테일러메이드가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미국 코스는 좁고 그린이 작은 곳이 많은데도 수치들이 계속 좋아지는 건 확실히 클럽과 볼 덕분"이라며 "올해 사용 중인 '테일러메이드 Qi4D' 드라이버가 내게 너무 잘 맞고, 오랜 기간 사용 중인 'P 시리즈' 아이언 역시 매년 신뢰가 쌓이면서 그린 적중률을 높여주고 있다"고 극찬했다.
특히 유해란의 전용 볼로 유명한 테일러메이드 'TP5'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유해란의 볼에는 독특하게도 숫자 '62'와 그의 이름 '해'를 뜻하는 '태양 마크'가 새겨져 있다.
유해란은 "62번은 내가 대회 때 친 가장 좋은 스코어를 적어둔 것으로, 오늘도 이 스코어를 치자는 다짐이었다"라며 "이번에 메이저에서 60타를 쳤으니 조만간 볼에 새겨질 숫자가 '60'으로 바뀌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양 마크에 대해선 "다른 선수들 백에 우승 마크가 있는 게 부러워 나만의 심볼을 고민하다가 내 이름의 '해'를 따서 태양 마크를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프로 데뷔 후 무려 8년 동안 테일러메이드 TP5 볼만을 고집하고 있다. 유해란은 "프로 턴을 하고 나에게 맞는 볼을 찾기 위해 시중의 거의 모든 볼을 테스트해 봤다. 그중 테일러메이드 골프볼이 비거리, 숏게임 등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면에서 완벽한 최고의 볼이었다"며 "그 성능을 믿었기에 8년 동안 볼에 대한 고민 없이 오직 샷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강한 신뢰를 보냈다.
유해란.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