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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대정전이 던진 질문…누가 전력 안전을 책임지는가?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6.07.16 16:15
수정 2026.07.16 17:14

원인 규명 넘어 전력망 이중화·노후 설비 관리체계 전면 재점검 시급

영종하늘도시 전경 ⓒiH 제공

“전기가 끊긴 순간 에어컨은 물론 엘리베이터도 멈췄습니다. 한여름에 아이와 노인을 둔 가정은 공포였습니다.”


영종국제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반응은 분노보다 불안에 가까웠다.


지난 13일 발생한 대규모 정전으로 영종도 일대 2만5000여 세대가 약 6시간 동안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일상은 사실상 마비됐다.


냉방기기는 멈췄고, 승강기 갇힘 신고와 신호등 장애가 잇따랐으며, 상가와 병원,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은 피해를 호소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은 같은 송전 계통에서 이틀 연속 장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영종하늘도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단순한 사고였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면 관리 체계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며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번 정전은 중산변전소와 연결된 154kV 지중 송전선로 접속설비에서 이상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고장 설비는 교체됐으며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다.


현 단계에서 특정 기관의 법적 책임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단순한 설비 고장이 아닌 전력 공급 시스템의 복원력(Resilience)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력계통 분야의 한 전문가는 "송전설비는 언제든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고장이 발생했을 때 다른 계통으로 전력을 우회 공급할 수 있는 백업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었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처럼 단일 계통 이상으로 수만 세대가 동시에 정전됐다면 단순한 설비 결함을 넘어 전력망 구성과 운영 체계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종국제도시는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대규모 공동주택과 복합리조트, 물류시설 등이 밀집한 국가 핵심 거점이다. 청라하늘대교 개통과 신규 도시개발 사업으로 전력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력 인프라 역시 도시 성장 속도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사고 원인보다 '왜 이런 규모의 정전이 발생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또 다른 주민은 "전기는 수도나 도로처럼 기본 인프라"라며 "한여름에 수만 세대가 동시에 정전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시민들은 전력 공급 자체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송전설비 전수 안전점검을 비롯, 노후 접속설비 조기 교체, 전력망 이중화 확대, 실시간 설비 진단 시스템 구축, 폭염 대응 비상 전력운영 체계 강화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영종도 대정전은 단순한 전기 사고를 넘어 도시 기반시설의 안전성과 국가 전력망 관리 수준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됐다.


이제 시민들이 기다리는 것은 책임 공방이 아니라 납득할 수 있는 원인 규명과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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