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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약, 20년 'DDS 기술' 무기로 비만주사 시장 두드린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7.15 15:20
수정 2026.07.15 15:24

20년 쌓은 미립구로 세마글루타이드 담는다

화장품 쏠린 매출···'신약'으로 다각화 나서

동국제약 본사 ⓒ동국제약

동국제약이 지속형 비만 주사제 개발에 나선다. 20년 넘게 쌓아온 자체 '약물전달(DDS) 기술'을 발판으로 삼았다. 글로벌 빅파마도 아직 손대지 못한 영역이라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기회로 화장품에 쏠린 매출 구조를 신약까지 다각화하겠다는 목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연내 비만 신약 후보물질 'DKF-MB501'의 임상용 처방과 제조 공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비임상 독성시험과 임상용 의약품 생산을 거친다. 임상 1상 진입 목표는 2027년이다. 동국제약은 비만 신약의 시장을 1780억원 규모로 기대하고 있다.


DKF-MB501은 세마글루타이드를 자체 미립구(마이크로스피어) 플랫폼인 'DK-LADS'에 담은 제형이다. 미립구는 약물을 생분해성 고분자 안에 가둔 미세한 구슬이다. 몸 안에서 서서히 분해되며 약을 조금씩 내보낸다. 이를 통해 주사 간격을 주 1회에서 월 1회로 늘려 투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미립구 플랫폼을 활용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시장에 없다. GLP-1 계열이면서 미립구를 적용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두리온은 2024년 단종됐다. 발목을 잡은 건 성분이었다. 엑세나타이드 기반의 바이두리온은 세마글루타이드 기반의 위고비 등 신형 GLP-1에 감량 효과가 밀렸다.


해법은 성분 교체다. 미립구에 담는 성분을 세마글루타이드로 바꾸면 된다. 걸림돌은 '버스트(초기 방출)'다. 구슬 표면에 붙은 약물이 고분자가 분해되기도 전에 한꺼번에 풀려나오는 현상이다. 투여 초반에는 체내 농도가 치솟아 부작용 위험이 커진다. 시간이 지나면 남은 약이 모자라 약효가 끊기게 된다.


버스트 제어 난이도는 성분마다 다르다. 바이두리온에 쓰인 엑세나타이드는 분자가 작고 단순하다. 미립구에 담아도 구조가 유지된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분자가 크고 구조가 복잡하다. 미립구에 담는 과정에서 흐트러지기 쉽다. 농도가 조금만 튀면 구역과 구토가 심해진다. 너무 낮으면 감량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 강한 성분과 미립구를 묶은 제품이 아직 없는 배경이다.


동국제약의 승부수는 여기서 나온다. 20년 넘게 다뤄온 버스트 제어 기술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지속형 플랫폼을 내세우고 있으나 대부분 기술 보유 단계에 머물러 있다. 동국제약은 1999년 전립선암 치료제 로렐린데포주를 국내 최초이자 글로벌 두 번째로 제품화했다. 지난 2월에는 3개월 지속 제형(DKF-MA102)의 3상 임상까지 마쳤다. 내년 발매가 목표다. 양산 과정에서 수율 확보와 방출 제어 기술을 쌓았다.


로렐린데포주에 쓰인 류프로렐린도 분자가 작고 안정적인 편이다. 혈중 농도가 다소 출렁여도 약효에 지장이 적다. 3개월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다르다. 기간이 3분의 1로 짧아도 버스트를 훨씬 정밀하게 잡아야 한다. 동국제약이 상업화 경험을 앞세우는 배경이다.


이번 도전은 동국제약의 수익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별도 기준 매출에서 화장품과 기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웃돈다. 센텔리안24 같은 화장품이 매출을 떠받치는 구조다. 비만 신약을 개척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개발부터 생산, 품질관리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역량을 바탕으로 실제 상업화 경험을 축적해 왔다"며 "특히 공정 제어와 입자 균일화 기술을 기반으로 재현성과 스케일업 경쟁력을 동시에 갖췄다"고 말했다.


한편 동국제약은 지속형 비만 신약 후보물질 파이프라인 확장 차원에서 티르제파타이드를 활용한 제형도 병행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의 흐름과 규제 환경에 맞춰 개발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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