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 탄소감축 ‘빨간불’…재생에너지·공정전환·전기차 속도 부족
입력 2026.07.14 11:55
수정 2026.07.14 11:55
예정처 “현 추세 유지 시 2035년 감축률 43.5%에 그쳐”
정부 목표 53~61%…전력·산업·수송 전환 가속 필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대국민 공개논의 수송분야 토론회 모습. ⓒ뉴시스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추진 중인 정책과 기술 보급 속도가 이어질 경우 2035년 온실가스 감축률은 정부가 제시한 목표 하한선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전력·산업·수송 부문의 탈탄소 전환 속도를 지금보다 높여야 하며,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추가 감축기술과 제도적 기반 마련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35 NDC 주요 부문 감축경로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정책이 유지되는 시나리오에서는 2035년 온실가스 순배출량이 2018년 대비 43.5%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지난해 유엔에 제출한 2035 NDC 목표는 53~61% 감축이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목표 하한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2035 NDC를 확정하면서 2018년 대비 53~61% 감축이라는 범위형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연도별 감축경로나 부문별 세부 이행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예정처는 정부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현재 정책을 유지하는 경우(S1), 2035 NDC를 달성하는 경우(S2), 2050 탄소중립까지 이어지는 추가 감축을 반영한 경우(S3)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현재 정책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 공정 전기화, 무공해차 보급 등 기존 감축수단을 계획보다 더 빠르게 추진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국제기구가 제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수준의 강도 높은 감축수단이 적용돼야 2035년 상한 목표인 61% 감축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목표 달성 핵심 변수로 전력·산업·수송 부문이 꼽았다. 세 부문은 2024년 기준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81.9%, 순배출량의 87.0%를 차지한다. 결국 해당 부문의 감축 속도가 2035 NDC 달성 여부를 좌우한다는 의미다.
전력 부문은 이미 가장 큰 폭의 감축을 이뤘지만 앞으로도 많은 감축이 요구되는 분야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따라 배출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함께 전력망 확충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발전설비는 비수도권에 집중된 반면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몰려 있는 만큼 송전망 구축도 과제로 제시됐다.
산업 부문은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의 생산 구조 전환이 핵심 과제로 꼽혔다. 철강은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 중심 생산체계, 석유화학은 원료와 연료의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 시멘트는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배출이 감축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건설경기 침체와 글로벌 공급과잉 등 업황 부진까지 겹치면서 저탄소 설비 투자에도 제약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수송 부문은 전기·수소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내연기관차 비중이 여전히 높아 감축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 확대는 물론 내연기관차 연비 개선과 바이오연료 확대 등 다양한 감축수단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예정처 측은 보고서를 통해 “2035년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2050년 탄소중립이 자동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활용 가능한 감축수단은 2035년 이후 한계에 이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수소 기반 기술 등 차세대 감축기술 개발과 연구개발(R&D) 투자, 제도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장기 감축경로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