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월 침묵 끝낸 김주형, 스코틀랜드 오픈 제패…‘통산 4승+상금 24억’
입력 2026.07.13 07:30
수정 2026.07.13 09:22
김주형. ⓒ AP=연합뉴스
‘천재 영건’의 화려한 부활이다.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던 김주형(24)이 마침내 긴 침묵을 깨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에 우뚝 섰다.
김주형은 1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베릭의 르네상스 클럽(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총상금 9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쓸어 담는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였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끈질기게 추격해 온 호주 교포 이민우(15언더파 265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우승은 김주형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23년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우승 이후 무려 33개월 만에 추가한 승수다. 2022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 골프계의 신성으로 떠올랐지만, 이후 지독한 샷 난조와 마음고생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단독 3위에 오르며 예열을 마친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완벽한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만 24세의 나이로 PGA 투어 통산 4승째를 달성한 김주형은 우승 상금 162만 달러(약 24억원)를 거머쥐며 그간의 설움을 깨끗이 씻어냈다.
우승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대회 기간 현지 안개로 인해 일정이 밀리면서, 김주형은 최종일 3라운드 잔여 홀과 4라운드 18홀을 연달아 치르는 체력적 부담을 안았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4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주형은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전반 홀에서만 3타를 줄이며 기세를 올린 뒤, 10번 홀(파4)에서 4.5m 거리의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2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김주형. ⓒ AFP=연합뉴스
위기관리 능력도 빛났다. 12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컵 1.8m에 붙여 버디를 추가한 데 이어, 사실상 승부를 가른 16번 홀(파4) 버디로 우승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놓쳤으나, 환상적인 칩샷으로 파를 세이브하며 챔피언의 품격을 증명했다.
우승 직후 시상식에서 눈물을 훔친 김주형은 "지난 몇 년간 힘든 시간을 보내며 뼈저린 패배의 맛을 많이 봤다"라며 "여전히 성장하려고 노력 중이며 계속해서 배우고 있다"고 성숙한 소감을 전했다.
이번 우승으로 김주형은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겼다.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보태며 순위를 32위까지 끌어올렸고, 내년 시즌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권까지 조기에 확보했다. 흐름을 탄 김주형은 오는 16일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한편, 함께 출전한 코리안 브라더스의 맏형 김시우도 최종일 4타를 줄이며 합계 11언더파 269타로 공동 9위에 올라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반면 역전 우승을 노리던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 6타를 줄이며 매섭게 추격했으나, 전날 3라운드에서의 73타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공동 7위(12언더파 268타)로 대회를 마쳤다.
